등록 : 2005.10.27 18:30
수정 : 2005.10.27 18:30
병든 닭 먹은 12살 소녀 숨져
“방역체계 허점” 유엔 등서 경고
조류독감이 중국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중서부 칭하이성에서 발견된 조류독감은 현재 신장·티베트·네이멍구·안후이성·후난성 등 중국 동북부와 남해안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으로 번졌다. 중국이 조류독감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후난성에서는 조류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소녀가 숨졌다. 홍콩 <평과일보>는 27일 후난성 샹탄현 완탕마을에서 병들어 죽은 닭을 먹은 뒤 고열과 기침 증세를 보이던 12살짜리 소녀가 숨지고, 9살짜리 남동생도 같은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샹탄현은 25일 조류독감 감염지역으로 확인된 곳이다.
모나이 중국 주재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 대표는 26일 “중국의 많은 성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하고 있으나 중국 당국은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류독감이 계속 새로운 곳에서 발병하고 있다는 건 중국의 방역체계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엄중한 신호”라고 경고했다. 모지훙 중국사회과학원 법학연구소 연구원도 “중국의 조류독감 관리체계에 허점이 많다”며 △발병지역이 분명하지 않고 △지역 이기주의로 인해 전염 경로가 투명하게 보고되지 않고 않으며 △조류독감을 확정하는 기준도 엄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크로아티아에서 인체에 전염될 수 있는 H5N1형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된 데 이어, 인도양에 있는 프랑스령 라에위니옹 섬에서도 타이에서 돌아온 여행객 중에서 조류독감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는 2003년 이후 감염자 121명 가운데 62명에 이르러 치사율이 50%를 넘어선 상태다.
유강문 기자,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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