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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3.20 17:46 수정 : 2017.03.20 21:34

중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왼쪽 둘째)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양제츠(오른쪽 둘째)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과 회동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파이낸셜타임스 “북 미사일 문제 아무런 진전 없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틸러슨, 존재감 없었다”
중국 언론들, 틸러슨 ‘상호존중’ 발언 추어올려

중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왼쪽 둘째)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양제츠(오른쪽 둘째)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과 회동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한·중·일 순방,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 방문과 관련해 중국 매체들과 서구 매체들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홍콩 <명보>는 20일 틸러슨 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와 왕이 외교부장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각각 얘기한 “미국은 충돌·대항하지 않고 상호존중 및 협력해서 ‘윈윈’하고 싶다”고 한 내용이, 사실상 시 주석이 2015년 9월 미국을 방문해 제안했던 ‘중-미 신형대국관계’와 같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오바마 정부는 당시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도 거부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보다 오히려 중국 쪽 입장을 선선히 받아준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다. 중국 <신경보>도 이날 사설에서 틸러슨 장관의 이 발언을 가리켜 “중-미 양국의 구동존이와 평화공존의 전제이자 보증”이라고 추어올렸다.

이런 평가는 미국 매체에선 정반대로 틸러슨에 대한 혹평으로 귀결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틸러슨은 베이징에 외교적 승리를 안겨준 듯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부 비평가들은 틸러슨이 너무 숙였다고 본다”며, 중국 입장에서 그가 언급한 ‘상호존중’은 ‘핵심이익’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는 곧 미국이 대만, 티베트, 홍콩 등 중국이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규정하는 모든 문제에서 물러선다는 뜻이 된다. 중국에 이런 점을 양보하고서도, 북한이나 교역 문제에서 미국이 챙겨야 할 것은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도 틸러슨의 이번 순방에 대해 “북한 미사일 문제 해결에 거의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며 “미-중 간 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한국, 일본 방문에서 틸러슨 장관이 쏟아낸 ‘중국 비판’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사설에서 “워싱턴은 스스로의 안보 우려를 완화시켜달라면서, 중국을 해롭게 하고 있다”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한국 배치와 대만 대상 무기판매 등을 예로 들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틸러슨이 중국 방문 중에 평양과 관련한 강한 언급을 내놓지 않아 양쪽은 민감한 문제들을 피해갔다”며 “틸러슨은 존재감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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