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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6 00:39 수정 : 2005.11.26 00:39

칭장철도 완공에 환호하는 중국인 철도 노동자들(출저: 신화사, http://www.qh.xinhuanet.com/). /필진네트워크 chinainfo


'쿤룬(崑崙)산에 이르면 (아름다움에) 눈물이 마를 줄 모르고, 탕구라(唐古拉)산에 이르면 손으로 하늘을 잡을 수 있다.'(到了崑崙山兩眼淚不干, 到了唐古拉伸手把天抓)세계에서 가장 높고 긴 노선의 고원 철도인 칭장(靑藏)철도가 10월15일 완공됐다.

중국 칭하이(靑海)성 거얼무(格彌木)와 티베트장(藏)족자치구 수도인 라싸를 잇는 칭장철도 제 2기 구간은 총연장 1,142㎞에 달한다. 2001년 6월에 착공되어 4년 4개월 동안 건설비 330억위안(약 4조4천억원)이 투입된 칭장철도 공사의 완공으로 중국 서부대개발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라싸 기차역에서 열린 완공 기념식에서 황쥐(黃菊) 국무원 부총리는 "칭장철도는 서부대개발 전략의 중요한 실시 성과이자 칭하이성과 티베트 경제사회 발전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축사를 대독했다. 후 주석은 1988년부터 1991년까지 티베트장족자치구의 공산당 위원회 서기로 재직했다. 그는 1989년 3월에 일어난 티베트인의 대규모 독립시위에서 머리에 헬멧을 쓰고 직접 진압하여 탄탄한 승진 길을 달렸다.

칭장철도 전 구간 가운데 해발 4,000m 이상 구간은 960㎞에 달하고 만년설이 뒤덮힌 동토 구간은 550㎞에 이른다. 특히 최고 해발 5,072m의 탕구라산은 그동안 사람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던 '신의 영역'이었다. 쿤룬산을 뚫은 길이 1,686m의 터널은 세계에서 가장 긴 고원터널이고 길이 11.7㎞의 칭수이허터(淸水河特)대교는 세계 최고 해발의 철교이다. 1950년 티베트 침공에 성공한 중국은 칭하이성에서 라싸까지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수만마리의 낙타를 동원했는데, 1㎞ 전진에 낙타 12마리가 죽어야 할 정도로 험난했었다.


이번 칭장철도가 건설된 구간에는 황허(黃河)와 양자강의 원류지, 천연야생동물의 보호구역 및 이동경로 등이 위치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칭장철도 주변의 환경보호를 위해서 21억위안(약 2,8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체 공사비의 6.5%로 중국 토목공사에서 환경보호 관련 공사비율이 평균 3%인데 반해 두 배가 넘는다. 청장철도 총설계사 리진청(李金城)은 "자연보호구 내에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33개 설치했다."면서 "에너지원은 태양력을 이용토록 하고 열차에서 사용한 물은 모두 정화처리후 방출토록 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칭장철도 완공으로 티베트를 통한 중국과 인도 및 서남아시아 국가들 간의 대외무역이 촉진될 것"이라며 내년 정식 개통이후 매년 90만명 이상의 여행객이 티베트를 찾아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보탬이 되리라 전망했다. 중국 정부와 언론매체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티베트인들과 국제인권기구들은 한족들이 일자리를 찾아 티베트에 대거 이주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티베트인들은 전통적으로 수입이 적은 농업이나 목축업에 종사하지만 한족들은 서비스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티베트와 더불어 분리독립 움직임이 활발한 신강위구르족자치구에서는 2001년 수도인 우루무치와 최서단 국경도시인 카슈가르를 잇는 총길이 1,500㎞의 남신강 철도가 완공됐다. 철도 개통이후 카슈가르의 상권은 모두 한족에게 넘어갔고 시 중심가는 밀려드는 한족이 점령한 상태다. 위구르족은 "한족은 기차가 낳고 위구르족은 사람이 낳는다"는 자조어린 농담으로 중국정부의 한족이주정책을 비판하고 있다.이런 현실을 잘 아는 달라이 라마 14세는 9월12일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티베트에서 문화적 대학살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보통 철도의 연결은 발전을 위한 것이지만 칭장철도는 인구 통계학적인 변화를 초래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면서 중국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중국이 한족 2천만명을 대거 티베트로 이주시킴으로써 티베트 내에서조차 티베트인들을 소수민족으로 전락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칭장철도 부설에 따른 위기감을 드러냈다.

달라이 라마의 우려는 조금씩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6일 칭하이성 ‘시하이상보’는 "철도부가 열차표 가격으로 3등분으로 구분하여 단체 승객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하여, 특수제작된 차량으로 운행되는 칭장철도의 열차표가 비싸리라는 일반의 예상을 불식시켰다. 중국 CCTV는 티베트 여행산업을 소개하면서 "해마다 티베트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30%씩 증가하고 있지만 여행 인프라나 가이드 수가 절대 부족하다"면서 "우수한 관광자원의 티베트 유입이 절실하다"고 보도했다. 관광산업의 중국인 인력이 티베트로 들어가는데 대해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티베트로의 이주를 유혹하는 것이다.

티베트은 현재 중국 내 성시에서는 유일하게 소수민족인 티베트인의 인구비율이 한족을 압도하는 지역이다. 칭장철도가 중국정부의 의도대로 인구비율조차 역전시키고 한족의 티베트 유입을 촉진시켜 티베트의 중국화와 민족성 말살에 첨병 노릇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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