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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10 02:07 수정 : 2006.02.10 02:07

덧셈ㆍ뺄셈도 제대로 못하는 영국 옥스브리지 학생들

철자법이 엉망인 것은 물론 덧셈, 뺄셈도 제대로 못하는 학생들이 영국 최고의 명문대학인 옥스브리지(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에 줄지어 입학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영국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9일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포함한 영국 주요 대학 신입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구두점, 철자법에 무지한 가운데 `숫자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포스트로피(')의 용법을 전혀 모르는 학생들, 덧셈, 뺄셈을 제대로 못하는 학생들, 철자법과 문법에 무지해 문장 한 줄도 올바르게 쓰지 못하는 학생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이 대학 학생선발 담당자들의 불평이다.

영국의 일부 대학은 이런 신입생들의 학력저하 현상에 대처하려고 2학년 때까지 전공 교육을 미루고 기초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으나 모국어인 영어 하나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그럭저럭 졸업장을 손에 쥐는 현상을 원천봉쇄하지는 못하고 있다.

영국 대학생들의 학력저하 현상이 이같이 심각하다는 사실은 옥스퍼드대학 교육학과가 학생선발 지원기관인 `유니버시티 어드미션 서비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결과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옥스퍼드대학 교육학과는 옥스브리지를 포함한 16개 대학의 학생 선발담당자 250명을 상대로 최근 신입생들의 학업능력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학생 선발담당자들의 공통된 대답은 "학생들이 2분화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모든 질문에 대답을 한 준비가 된 `진짜로 공부 잘하는 학생들'과 수험준비에만 열중한 나머지 스스로 사고할 능력을 상실한 `얼치기들'로 극단적인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문제가 심각한 과목은 영어, 외국어, 역사 과목과 수학,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 과목들로 지목됐다.

중간 정도로 평가되는 대학의 학생 선발 담당자는 "문장 한 줄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학생이 수두룩하다. 철자법은 완전히 엉망이어서 읽을 수 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덧셈, 뺄셈, 곱셈도 못 하는 학생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익명을 요구한 최고 명문대의 한 관계자는 "아포스트로피를 사용할 줄 모르는 학생들이 있다. 비판적으로 독서를 하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학생이 드물다"고 말했다.

옥스퍼드대학 교육학과의 연구보고서는 이런 학력저하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중등교육의 부실을 꼽았다. 시험만을 강조하다 보니까 스스로 생각하는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진행한 옥스퍼드대학의 제프 헤이워드 교수는 "시험기계만을 양산하는데 치중한 나머지 독자적인 사고력을 가진 학생들을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며 "심각한 학력저하로 인해 고등교육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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