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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22 19:02 수정 : 2006.02.22 19:02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 총사령관
무슬림 학살 지휘한 ‘일급전범’

유럽연합과 세르비아 사이에서 ‘안 잡느냐, 못 잡느냐’는 실랑이가 벌어지게 만든 보스니아 내전 전범, 라트코 믈라디치(64) 옛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군사령관의 10여년 도피 행각이 막을 내릴 때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이 2002년 법정으로 끌려간 이후, 믈라디치는 역시 도피 중인 라도반 카라지치 전 ‘스르프스카공화국’ 대통령과 함께 가장 중요한 전범으로 꼽혀 왔다.

세르비아 언론들은 21·22일 믈라디치가 체포됐다거나, 자수 협상이 막판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그가 수도 베오그라드의 아파트나 호텔에서 붙잡혀, 네덜란드 헤이그의 유고전범재판소로 이송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옛 유고슬라비아연방 군지휘관 출신으로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군대 총사령관을 맡았던 믈라디치는 1995년 6월 스레브레니차에서 7천여 이슬람계 남성들을 학살하고, 43개월간 계속된 사라예보 포위 때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지휘한 혐의로 수배를 받아 왔다. 스레브레니차 사건은 “2차대전 이후 유럽 최악의 학살”로 불린다.

이번 체포 보도에 대해 세르비아 정부 대변인 스르단 주리치는 “오보이며, 정부를 흠집내려는 시도가 개입된 것 같다”고 일축했다. 전범재판소도 아는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부인에도 불구하고 믈라디치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시각이 유력하다. 유럽과 미국 언론들은 “그의 소재가 파악됐고, 자수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세르비아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유고전범재판소의 기소에도 불구하고 믈라디치는 2000년까지도 베오그라드 시내를 활보했다. 유럽연합 등은 세르비아군이 그를 보호하고 있다고 의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세르비아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믈라디치를 넘기지 않으면 관계 정상화나 원조가 중단될 것이라는 유럽연합쪽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란 스탄코비치 세르비아 국방장관은 “더 이상 세르비아가 한 사람한테 발목잡혀 있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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