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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관계 혐의 영국 출신 록스타 케리 글리터 2일 첫 공판 |
베트남에 거주하면서 미성년 소녀들과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영국 출신 록스타 게리 글리터(62)에 대한 첫 공판이 2일 열렸다.
현지언론은 남부 바리아-붕따우 지방법원에서 비공개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글리터는 일관되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지난 1975년 베트남이 통일된 이후 외국인으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초의 외국인인 글리터는 이날 검은색 상의와 야구 모자를 쓴 채 법정으로 들어가면서 보도진 앞에서 "나는 무죄다"라고 주장했다.
글리터의 법정대리인인 레 타잉 킹 변호사는 글리터가 피해자로 알려진 11세와 12세 두 소녀에게 영어를 가르쳤을뿐 강간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킹 변호사는 그러나 글리터가 이들과 교제하는 과정에서 키스와 애무 및 '구체화되지 않은 행위'를 한 점은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리터의 이런 태도는 미성년자와의 강간 혐의를 인정할 경우 최고 총살형을 선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형량이 낮은 미성년자 추행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행 베트남 형법은 미성년자 추행죄의 경우 최고 7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지 법원 소식통은 "3일로 예정된 선고공판에서는 글리터가 7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법원측이 피해자들이 미성년자인 점 등을 고려해 재판을 비공개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본명이 폴 프랜시스 개드인 글리터는 지난 1970년대 '나는 갱 두목', '만지고 싶으세요' 등의 히트곡으로 한 때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1999년 어린이와의 성관계 장면 등을 담은 4천여장의 포르노 사진을 소지한 혐의로 적발돼 2개월 동안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쿠바와 캄보디아에서 거주하다 추방됐다.
이후 그는 베트남에 입국한 뒤 해변 휴양도시인 바리아-붕따우에 거주하면서 미성년자들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아오다 작년 11월 범행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태국으로 출국하려다 체포 수감돼 지난 1월초 기소됐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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