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랜드 파리서 죽은 백조 은폐 소문돌아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유럽에 확산되면서 프랑스에서는 요즘 AI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이 애완용 고양이를 동물 보호소에 유기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또 닭싸움(鬪鷄)이 금지돼 업자들이 타격을 받고 있고 디즈니랜드 파리에선 죽은 백조가 발견된 사실을 은폐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8일 AFP 통신에 따르면 남동쪽 론 지방의 브리네 보호소의 경우 통상 하루 최대 10마리의 고양이가 들어오지만 요즘엔 이틀에 50마리가 주인에 의해 버림받은 채 수용될 정도다. 보호소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의 고양이 주인들이 이름을 밝히지 않은채 고양이를 넘기고 있다. 또 실제로는 AI가 걱정돼 고양이를 포기하면서도 겉으로는 알레르기 등을 이유로 대곤 한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브리네는 칠면조 400 마리 이상이 AI에 감염돼 죽은 앵 도(道)의 남서쪽에 인접한 곳이다.북부 플랑드르 지방에서는 전통적인 닭싸움(鬪鷄)이 금지돼 투계 업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북부투계클럽의 회장은 AP 통신에 "지난해 10월 시작된 금지 조치가 투계 시즌이 끝나는 8월까지 지속될 경우, 많은 업자들이 투계 업계를 떠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프랑스에서는 플랑드르 지방과 카리브해 지역 해외 영토들에서만 투계가 허용되고 있다. 파리 서쪽에 위치한 디즈니랜드 파리에서는 백조 한마리가 죽은채 발견됐으나 이 사실을 간부들이 입막음했다고 노동조합이 주장해 말썽이 일고 있다. 사측은 죽은 채 발견된 것은 참새와 비둘기 였다고 반박하면서 노조가 임금 협상 동안 경영진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이야기를 꾸며냈다고 비난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백조가 AI로 죽었다는 징조뿐 아니라 죽은 백조가 발견된 일이 실제로 있었다는 증거도 없다고 보도했다. 요즘 프랑스에서는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야생 오리 사냥과 죽은 비둘기 수거로 바쁜 가운데 AI 공포로 인해 가금업계는 지금까지 1억3천만 유로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슈퍼마켓은 닭고기 구이 한 마리를 살 경우 다른 한 마리를 무료로 얹어줘 화제가 될 정도로 소비 감소를 막으려는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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