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먼 판사는 "뇌가 손상됐다는 증거가 없고, 감각과 인식 능력을 보이는 의식이 살아 있는 아기를 조만간 불가피하게 사망할 것이라는 이유로 부모의 의지에 반해 법원이 생명유지장치를 철회하라고 승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홀먼 판사는 그러나 아기의 심장이 멈추면 의료진이 그에게 약을 주지 않거나 심장이 다시 움직이도록 제세동기 처치를 하지 않아도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 후 아기의 엄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기의 살 권리를 인정해준 판사에게 감사드린다"며 기뻐했다. 한편 병원측은 "판결을 자세히 검토하고, 이 판결의 견지에서 어떻게 하면 MB를 가장 잘 돌볼 수 있을지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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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법원 “아기 생명권은 의사보다 부모 우선” |
불치성 질병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아기를 살리느냐, 죽이느냐 하는 생명권의 문제는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보다 부모의 의사가 우선한다는 영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런던 법원의 판사 홀먼은 생후 19개월 된 남자 아이의 인공호흡기를 떼 생명을 멈출 수 있게 해달라는 병원의 요청을 거부하고 부모의 의사대로 아기가 살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BBC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베이비 MB'라고 알려진 이 아기는 점점 상태가 악화돼 결국 전신 마비에 이르게 되는 선천성 불치병인 중증 척수근육위축증을 앓고 있다.
이 아기는 인공호흡기 없이 혼자 숨을 쉴 수 없고, 씹거나 삼킬 수도 없으며, 관을 통해 음식을 공급받고 있다. 뇌는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눈썹과 발, 손가락만을 아주 약간 움직일 수 있을 뿐이다.
이 아기를 돌보고 있는 병원의 의사들은 아기의 생명을 유지해주는 침습성 인공호흡기가 아기에게 불편할 가능성이 크며, 너무나 열악한 삶의 질로 볼 때 아기에게 죽을 권리를 줘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 의사는 이 아기가 "견딜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아기의 고통스런 삶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기의 엄마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아기가 뉴스 같은 프로그램에는 아무 반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슈렉', '니모를 찾아서' 같은 만화영화들에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홀먼 판사는 아기가 질병의 의학적 증거를 뛰어넘는 삶의 즐거움을 충분히 얻었다고 느낀다며 아기가 의식이 없는 상태가 아니며, 가족과 유대를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홀먼 판사는 "뇌가 손상됐다는 증거가 없고, 감각과 인식 능력을 보이는 의식이 살아 있는 아기를 조만간 불가피하게 사망할 것이라는 이유로 부모의 의지에 반해 법원이 생명유지장치를 철회하라고 승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홀먼 판사는 그러나 아기의 심장이 멈추면 의료진이 그에게 약을 주지 않거나 심장이 다시 움직이도록 제세동기 처치를 하지 않아도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 후 아기의 엄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기의 살 권리를 인정해준 판사에게 감사드린다"며 기뻐했다. 한편 병원측은 "판결을 자세히 검토하고, 이 판결의 견지에서 어떻게 하면 MB를 가장 잘 돌볼 수 있을지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홀먼 판사는 "뇌가 손상됐다는 증거가 없고, 감각과 인식 능력을 보이는 의식이 살아 있는 아기를 조만간 불가피하게 사망할 것이라는 이유로 부모의 의지에 반해 법원이 생명유지장치를 철회하라고 승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홀먼 판사는 그러나 아기의 심장이 멈추면 의료진이 그에게 약을 주지 않거나 심장이 다시 움직이도록 제세동기 처치를 하지 않아도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 후 아기의 엄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기의 살 권리를 인정해준 판사에게 감사드린다"며 기뻐했다. 한편 병원측은 "판결을 자세히 검토하고, 이 판결의 견지에서 어떻게 하면 MB를 가장 잘 돌볼 수 있을지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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