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16 21:26
수정 : 2006.03.16 23:34
작가 댄 브라운, 법정서 “‘성혈과 성배’ 일부 채택” 인정
표절 시비로 영국 법정에 선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41)이 15일 자신을 표절 혐의로 고소한 <성혈과 성배>의 공동저자 마이클 베전트와 리처드 리의 아이디어 일부를 빌렸음을 시인했다.
이날 증언석에 선 브라운은 “<다빈치 코드>에는 수많은 결정적인 아이디어들이 있다”며 <성혈과 성배>가 소재가 됐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원고 쪽은 이날 “브라운이 <다빈치 코드>를 구상하던 2001년에 그의 아내 블리스 브라운이 1982년 발간된 <성혈과 성배>를 갖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브라운을 압박했다. 브라운은 앞선 증언에서 “취재 과정에서 아내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한 바 있다. 브라운의 아내 블리스는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원고 쪽은 “표절이 어떤 의미인지 아느냐”며 브라운을 몰아세웠다. 브라운은 “나는 변호사가 아니어서 저작권 침해라는 복잡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하고, “표절이란 ‘도덕적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운은 증언 도중 한숨을 쉬고 손을 흔드는 등 약간 지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재판을 위해 세세한 것들을 공부하느라 시력이 나빠졌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성혈과 성배>는 예수가 십자가에서 살아남아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아이를 뒀으며, 이들의 핏줄이 시온 수도원의 보호 속에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가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또,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가톨릭 교회는 진실을 은폐하는 데 급급하고 있으며, 성배는 그릇이나 술잔이 아니라 예수와 마리아의 핏줄을 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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