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중도좌파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

이탈리아 총선에서 로마노 프로디 전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연합이 상하 양원에서 모두 승리했다.

개표 이틀째인 11일 오후 이탈리아 내무부가 마감한 해외 부재자 투표 집계에 따르면 중도 좌파 연합은 4석을, 실베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1석, 독립 정당이 1석을 각각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디 전총리의 중도좌파연합은 49.8%의 득표율을 거둬 우파연합의 49.7%를 0.1%라는 박빙의 차로 앞지름으로써 하원 과반수 의석이 확정됐고 해외 부재자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상원 6석의 최종 향배를 11일 오후까지 초조하게 기다려왔다.

양 진영의 득표의 차이는 불과 2만5천224표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12월 채택된 완전 비례대표제 선거법에 따라 중도좌파는 자동적으로 하원 정원의 55%에 해당하는 340석을 확보하게 된다.

최다 득표한 정당에게 일종의 보너스를 부여하는 것은 정국 안정을 기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이탈리아 특유의 법적 장치다.

한편 해외 부재자 투표 결과가 확정됨에 따라 중도좌파연합의 상원(315석) 의석도 4석이 늘어난 158석으로 우파연합의 156석보다 2석이 우세하다.

개표 결과가 확정됨에 따라 이탈리아는 5년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프로디 전총리는 해외 부재자 투표가 확정되기 몇시간전 중도좌파가 우세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시점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프로디 전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새로 출범할 중도좌파 정부는 "정치적, 기술적으로" 강한 정부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유럽이 나의 정부 정책의 중심이 될 것이며 미국과도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또 자신이 신승을 거뒀음을 시인하면서도 우파연합측의 재검표 요구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새 정부는 비지지층을 포함한 모든 이탈리아인들을 위한 정부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여당인 우파연합은 표차가 2만여표에 불과한데다 4만3천표 가량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재개표를 요구하고 있고 이에 대해 내무부측은 재개표와검표 여부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

관측통들은 따라서 총선이 일단 끝나기는 했지만 새로운 내각의 발족은 난항이 예상된다면서 총선 이후 정국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문정식 특파원 (제네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