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여부 공개 강요하는 성차별 호칭”
프랑스의 한 여성단체가 미혼여성을 의미하는 호칭인 '마드무아젤(Mademoiselle)'이 성 차별의 본보기라며 이를 모든 공문서에서 사용하지 말라고 정부에 청원했다. 12일 더 타임스에 따르면 '감시견'이란 이름의 프랑스내 최대 여성단체가 마드무아젤이란 단어가 마초(macho. 남성 우월주의)의 가치에 대한 복종을 영속화한다고 지적하면서 영어의 미즈(Ms. 미혼.기혼 구별없이 쓰이는 여성에 대한 호칭) 같은 단어가 없는 현실을 개탄했다. 남자들은 '무슈(Monsieur)' 한 단어만 쓰는데 반해 여자들은 마담(Madame.기혼 여성에 대한 존칭) 이나 마드무아젤로 구분해 결혼 여부를 드러내도록 강요받는다는 지적이다. 이 단체는 "마담과 마드무아젤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은 여성의 성적 이용 정도를 나타내야 한다는 말과 같다"며 우편함은 데이트를 주선하는 곳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는 집으로 배달되는 공문서에 마담 또는 마드무아젤중 하나에 표기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지적이다. 마드무아젤이란 호칭은 중세 때 상류 사회의 소녀를 지칭한 '다무아젤(Damoiselle)'에서 유래되는데, 당시 소년은 Damoisel로 불렸다. Damoisel은 이후 없어졌으나 Damoiselle 앞에 ma가 붙어 마드무아젤이 생겨 미혼 여성을 지칭하게 됐다. 여권운동가들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마드무아젤은 홀로 사는 여자, 매춘부, 이성의 옷을 입는 성도착자, 저임금 여성 근로자 등을 연상시키는 안좋은 의미로 사용됐다. 그러나 마드무아젤이란 호칭을 옹호하는 여성도 있다. 이 호칭이 반드시 한 남자만, 한 가정만을 갖지 않고 여러 종류의 다른 삶을 살아가는 여성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현대적이라는 주장이다.마드무아젤은 또 여성이 아이를 여럿 낳은 뒤에도 유지하고 싶어하는 날씬한 허리를 의미하고 소녀다움을 나타내는 응축된 표현일 수 있다고 언론인 쥐디스 페리뇽은 말했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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