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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5 00:19 수정 : 2006.05.15 00:19

언론인 정보기관 끄나풀로 이용.. 대가 지불
슈피겔, 자사 직원 정보원 노릇 시인

독일의 해외첩보를 책임지는 연방정보국(BND)이 언론인을 광범위하게 사찰하고 심지어 언론인을 정보원으로 고용해 정보 제공을 대가로 돈을 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15일자 최신호에서 자사의 한 지역 책임자가 지난해 가을까지 BND를 위해 일했다고 시인했다.

1962년 `슈피겔 사건' 이후 독일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의 보루로 여겨지던 권위 있는 주간지 슈피겔 소속의 언론인이 정보기관의 끄나풀 노릇을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일간지 쥐트 도이체 차이퉁은 BND가 주요 언론기관과 언론인에 대해 장기간, 지속적으로 사찰을 해왔으며 일부 언론인을 정보원으로 고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시사주간지 포쿠스의 한 언론인은 1982년부터 1998년까지 BND를 위해 정보를 제공하면서 60만마르크(약 4억원)를 받았다고 전했다.

BND는 언론에 정보를 흘리는 내부 협력자를 색출하기 위해 언론인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같은 언론 보도에 대해 폴커 푀르취 전 BND 국장은 때때로 언론인을 정보요원으로 활용했다고 시인했다.

푀르취 전 국장은 "언론인을 감시한 것은 왜곡된 기사가 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내부정부가 언론에 새나가는 통로를 알아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BND가 언론인을 사찰한 사례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당시 아우구스크 하닝 국장은 1993년부터 1996년까지 언론인 출신 저술가 에리히 슈미트-엔봄을 감시했으며 그가 운영하는 평화정책연구소도 불법적으로 사찰했다고 밝혔다.

또한 하닝 국장은 BND가 지난 90년대에 불법적으로 언론인 등을 사찰했으며 사찰 기간도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길었다고 시인했다.

독일 남부의 바일하임에서 평화정책연구소를 운영하던 슈미트-엔봄 소장은 94년 '코 없는 염탐자-국가의 비밀권력 BND'라는 책을 냈다. 여기엔 BND의 내부 정보에 근거한 BND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적혀 있다. 이때부터 BND는 엔봄 소장을 24시간 집 중 감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BND는 3년 동안 슈미트-엔봄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을 뿐 아니라 그의 연구 활동에 대해서는 2003년까지 감시를 계속했다.

BND의 언론인 사찰 파문에 대해 독일언론인협회(DJV)와 잡지발행인협회는 BND에 대해 즉각 언론인 사찰을 중지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미하엘 콘켄 DJV 회장은 BND에 대해 언론인 사찰 정보를 전면 공개할 것을 촉구하면서 BND의 불법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BND의 이번 언론인 사찰 파문은 정보기관이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며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건은 BND가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 정보기관에 협력한 혐의에 대한 의회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의회 특별조사위원회는 미국에 대한 정보제공 문제 뿐 아니라 언론인 사찰 문제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독일 언론이 전했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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