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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16 20:52 수정 : 2006.06.16 20:52

프랑스가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한 단속을 강화한 가운데 최근에는 이들 이민자의 자녀들을 추방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어른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16일 보도했다.

IHT는 아제르바이잔 출신 불법 이민 가족의 형제인 알레크와 다비드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학교 교사들과 부모가 방과후에 교대로 두 아이를 안전한 곳으로 숨기고 있다고 전했다.

두 아이의 어머니인 크리스틴은 "2006년 프랑스에서 경찰로부터 아이들을 숨기는 처지가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한탄했다.

이 같은 숨바꼭질은 지난해 여름 이민자 슬럼가의 화재, 지난해 가을 차량 방화사태 이래 프랑스에서 이민자 문제 논쟁이 격화되면서 나타난 광경들이다.

특히 강력한 치안 정책을 펼쳐온 대선 주자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은 지난해 소요 사태 이후 올해 2만5천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선언했고, 최근에는 개인당 3천500 유로(어린이는 1천 유로)의 출국비용을 지원하는 조치까지 동원하며 적발에 나섰다.

민간단체인 국경없는교육(RESF)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에서는 매일 최소 5명의 어린이가 교사, 성직자, 이웃 주민의 도움을 받아 몸을 숨기고 있다.

벌금 3만 유로 또는 5년형의 위험을 감수하며 아이들을 숨겨주는 사람들은 정치적 활동가들이 아닌 어머니, 교사, 이웃 사람들이다.

이런 처지의 학생들이 학기가 끝나는 7월 4일 이후에는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학생에게 방학은 은신처에 꼭꼭 숨어지내야 하는 기간이 되는 것이다.


그간 당국은 학기 동안에는 학생들이 있는 불법 이민 가정의 추방을 잠정 중단한다는 비공식적인 조치를 취해 왔으나 방학이 시작되면 사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리스틴 가족의 경우에서 드러나듯 이런 비공식적인 잠정 조치가 일률적으로 적용되지는 않고 있다고 IHT는 보도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에는 현재 20만~40만명의 불법 이민자가 체류하고 있고, 이중 7만명이 당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출국 요구를 받았다. 또 당국의 추방 조치에 영향받는 아이들이 5만명에 이를 것으로 RESF는 추산하고 있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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