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10 22:43
수정 : 2006.07.11 00:11
러 안보국장 푸틴에게 보고
러시아 당국의 최고 수배인물이던 체첸 반군의 지도자 샤말 바사예프(41)가 제거됐다고 러시아 연방보안국이 10일 밝혔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파트루셰프 연방보안국장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바사예프가 지난 오전 체첸 접경 잉구셰티야에서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사예프의 죽음에 대해 베슬란 및 부됴노프스크 등에서의 테러 공격의 인과응보라고 평했다.
바사예프는 2004년 9월 베슬란학교에 대한 테러공격을 펼쳐 331명을 숨지게 해, 러시아 전역을 경악케 했다. 그는 특히 이 테러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을 인질로 잡으며 나라 안팎의 드센 비난을 받았다.
러시아 언론은 바사예프가 사망한 잉구셰티야 공화국의 고위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이른 아침 폭발물을 실은 러시아제 ‘카마즈’ 트럭이 폭발하면서 옆의 소형차에 타고 있던 바사예프가 즉사했다고 전했다. 잉구셰티야 관계자는 바사예프가 트럭 옆에 있던 소형 승용차 3대 가운데 한 곳에 타고 있었는데, 테러를 위해 폭탄을 실은 트럭이 갑자기 폭발해, 바사예프 등 4명의 반군이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밝혔다. 잉구셰티야 정부는 목이 없어진 바사예프의 주검은 한쪽 다리가 없는 신체상의 특징과 엄밀한 조사를 통해 바사예프임을 오후 늦게 확정했다.
이번 폭발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특수작전을 통해 계획적으로 일으킨 것인지, 체첸 무장세력들의 실수로 폭발이 발생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모스크바/AP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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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사예프는 누구인가?
체첸 독립투쟁 초강경파
대러시아 테러공격 선봉
러시아 특수군이 제거한 것으로 알려진 샤밀 바사예프는 1991년 소련 연방의 해체 과정에서 체첸의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게릴라들의 지도자로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그는 옛소련 해체의 기폭제가 된 91년 쿠데타 직후 러시아 여객기를 납치해 터키 앙카라에 착륙시킨 뒤 체체 독립을 요구해, 체첸 반군의 주요 지도자로 부각됐다. 그는 94년 체첸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 러시아군이 침공한 체첸전쟁 당시 체첸 반군 주요 사령관의 한 사람으로 활약했다.
그는 95년부터 본격적으로 테러 공격에 나서 러시아 남부 부됴노프스크의 한 병원을 장악하고 러시아군과 대치하다가 100명이 사망했다. 2002년에도 129명이 숨진 모스크바극장 습격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4년 6월 인구세티야에서 정부청사와 경찰서에 대한 일련의 습격으로 거의 100명이 숨졌다.
그의 테러 공격은 2004년 절정에 올라 8월에 자살폭탄 테러로 모스크바를 이륙하던 러시아 여객기 2대를 폭파시켜 89명을 숨지게 했다. 특히 9월에는 베슬란에서 학교를 점령하고 러시아군과 대치하다가 진압 와중에서 331명이 숨졌다. 그는 베슬란에서의 대량 사망은 무차별적 진압에 나선 러시아군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96년 러시아군이 체첸에서 철수하자 체첸 대통령 후보로 나서, 온건 분리파인 아슬란 마스카도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러시아 정부는 마스카도프 정부를 승인했으나, 바사예프 등 완전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강경파들은 무장투쟁을 계속했다. 97년 인근 다게스탄 지역에서 무슬림 폭동이 발생해, 체첸 반군들이 국경을 넘자, 러시아군도 다시 체첸에 진군했고, 마스카도프마저 2005년 러시아군이 제거해 체첸 사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러시아 당국은 바사예프의 제거가 체첸 사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나, 난마처럼 얽힌 체첸 사태와 체첸 반군들의 게릴라 투쟁이 잠잠해질지는 의문이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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