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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남서쪽의 항구도시 에스비에르 앞 바다에 들어서 있는 호른스 레우 해상풍력발전단지. 베스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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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에너지 선진국을 가다
덴마크 해상풍력발전단지 ‘호른스 레우’
지구촌 최대 환경문제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는 결국 석유와 석탄과 같은 화석에너지 소비의 문제다.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온실가스를 과다 배출하는 화석에너지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적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대표적 재생에너지로 꼽히는 풍력과 바이오에너지의 개발·이용의 선두에 서 있는 덴마크의 풍력발전기 설비업체와 독일의 바이오에너지 연구기관을 직접 돌아봤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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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 가운데 세워진 풍력발전기를 관리하기 위해 발전기 꼭대기에 올라간 작업자들. 베스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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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 80대 15만 가구 공급
전국 소비전력 20% 풍력
2009년 1.5배 새단지 가동 지난 10일 덴마크 윌란(유틀란트) 반도 남서쪽에서 북해와 접한 항구도시 에스비에르를 이륙한 헬기가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바다 위를 날기 시작한지 10여분. 푸른 바다 위에 흰색의 거대한 바람개비 수십여대가 줄지어 다가왔다. 북해의 거센 바람에 이 거대한 바람개비들이 돌아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2002년말 완공된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인 ‘호른스 레우’였다. 수심 6~14m 아래 바다 밑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선 풍력발전기는 모두 80대. 모두 80대의 풍력발전기들이 서로 560m의 간격을 두고 8대씩 10열로 줄지어 서 있는 것으로 계산하면, 가로 폭 5㎞·세로 폭 4㎞ 총면적 20㎢에 이르는 거대한 발전소인 셈이다. 수심 6~14m에 이르는 바다 위에 우뚝선 높이 70m, 직경 4m이 타워 꼭대기에서 지름 80m의 거대한 원을 그리며 돌아가고 있는 흰색 날개가 만들어내는 전기는 각각 2메가와트(㎿). 80대가 덴마크 가정 15만 가구가 연간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하는 연 6억㎾h의 전기를 오직 스쳐 지나가는 바람의 힘만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각 풍력발전기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풍력발전단지 끝에 설치된 승압시설에서 33㎸에서 150㎸로 승압된 뒤, 총 21㎞의 해저송전망을 통해 육지로 전달된다. 세계 여러 나라 가운데 풍력발전에 가장 먼저 눈을 뜬 덴마크에서는 요즘 해상풍력발전이 새로운 산업으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호른스 레우 해상풍력발전단지 시공업체이면서 풍력발전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베스타스의 아네르스 옌센 해상발전기 부문 사장은 “덴마크 전체 소비전력의 20%에 해당하는 3136㎿가 풍력발전을 통해 생산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423㎿가 이미 해상발전으로 생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덴마크는 2050년까지 전기 생산에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에너지 의존율을 제로(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상발전의 중요성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호른스 레우 해상풍력발전단지 인근 바다에는 기존의 ‘호른스 레우’ 규모의 1.5배가 넘는 ‘호른스 레우2’도 2009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옌센 사장은 해상 풍력발전소 건설에 대해 “설치가 복잡하고 유지 관리에 어려움이 있지만, 해상에서는 육지에 비해 풍력자원의 질이 우수할 뿐 아니라 규모의 제약을 받지 않고 건설할 수 있어 앞으로 크게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육지에서는 풍력발전기가 너무 곳곳에 너무 많이 들어서 경관을 해치고, 소음 공해를 일으킨다는 지적이 일면서 주민들이 설치에 저항하기도 한다”며 “해상의 경우 이런 주민 저항을 피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해상 발전의 장점에 주목해 덴마크는 2009년 가동 목표인 호른스 레우2 해상풍력발전단지의 발전분을 포함해 향후 5년간 모두 400㎿ 용량의 풍력발전기를 바다에 세우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페테르 브룬 베스타스 부사장은 “석유 등 화석연료 가격 상승과 화석연료 연소에 뒤따르는 환경 문제를 감안하면 풍력발전의 경쟁력은 앞으로 계속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비에르(덴마크)/글·사진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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