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 한겨레 자료사진
|
운전기사 혈액 교체, 다이애나 약혼 및 임신설
수많은 의혹에 음모이론 난무
영국 <비비시>는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 사망사건의 최종 공식보고서 발간에 즈음해 이 사건을 둘러싼 공식입장, 음모설 등을 정리했다.
다이애나의 운전사는 만취했나?
사고 다음날 프랑스 경찰은 다이애나의 운전사 앙리 폴에 대해 음주 및 약물 검사를 실시했다. 그는 프랑스 국내법이 운전을 허용하는 음주 한계량을 3배나 초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약물 검사에서는 그가 사고 나기 전 3개월 동안 항우울제인 프로작, 그리고 알코올 중독 치료제를 복용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이 혈액검사는 그 결과가 나온지 24시간 안에 언론에 누출돼 이 사건에 대한 은폐공작이 진행중이라는 의혹에 불을 지폈다. 폴이 그날밤 술을 마시기는 했지만, 그 정도의 높은 혈중 알콜 농도는 설명이 안됐다는 반박이 제기됐다. 그 혈액검사에서는 또 약 20%나 달하는 일산화탄소양도 검출됐다.
음모론자들은 폴이 그 정도의 혈중 알콜농도와 유해물질 농도로는 제대로 걸을 수도 없다고 주장하며 사고 직전 리츠칼튼 호텔의 폐쇄회로 티브이에 잡힌 폴의 모습을 반박자료로 내밀었다. 이 필름에서 폴은 정상적으로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다이애나가 살해됐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폴의 혈액이 시체공시소에서 바꿔치기됐다는 주장을 음모론자들은 폈다.
프랑스 경찰은 그 혈액이 폴의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2차 부검을 실시했다. 또 프랑스 당국은 폴의 혈액이 바꿔치기되지 않았음을 입증하기 위해 DNA 검사도 실시해, 그 혈액이 폴의 것임을 확인하는 작업도 벌였다.
다이애나의 운전사는 과속을 했는가?
다이애나의 메르세데스 승용차는 파파라치의 접근을 피하기 위해 리츠칼튼 호텔에서부터 센 강변의 차도를 거쳐 샹젤리제에 있는 도디 파예드의 아파트까지 속력을 냈다. 출발한지 4분만에 그 메르세데스 승용차는 알마 터널의 13번 교각을 들이받았다.
법의학 및 충돌 전문가들은 터널에 남겨진 스키드마크(자동차 타이어의 흔적)와 승용차의 파손부분을 검사했다. 교각 충돌 전 승용차의 주행궤도를 알아보기 위해 레이저 검사까지 실시했다. 검사결과, 승용차는 제한속도 30마일(약 48㎞)인 도로에서 74~90마일(118~144㎞)까지 속력을 낸 것으로 결론났다. 프랑스 경찰은 충돌 직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아보려고 그 도로의 폐쇄회로 티브이도 조사했다. 그 도로에 폐쇄회로 티브이가 설치되기는 했으나, 다이애나의 승용차는 찍히지 않았다. 음모론자들은 그날 밤 다이애나의 승용차를 찍은 폐쇄회로 티브이 필름이 존재하며, 그 차는 아주 느린 속도로 주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폐쇄회로 티브이의 필름이라는 증거로 <비비시>에 보내진 한 사진은 다이애나가 호텔을 출발하기 전에 리츠칼튼 호텔의 뒤쪽에서 파파라치가 찍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차가 충돌에 개입됐나? 프랑스 경찰은 다이애나의 승용차가 제어력을 잃고 충돌하기 전에 또 다른 차와 충돌했다고 사고가 난지 2주 뒤 발표했다. 사고차량의 오른쪽에 하얗게 긁힌 자국이 두 개, 그리고 사고현장에서 깨진 후미등 조각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를 통해 다이애나 차와 부딪힌 차는 1983~1987년에 생산된 하얀색 피아트 우노라고 결론지었다. 프랑스 경찰은 이 차를 찾으려 했으나, 현재까지 찾지못하고 있다. 음모론자들은 그 피아트 승용차는 고의적으로 다이애나의 차와 충돌해 그 사고를 야기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이애나의 승용차가 터널 안에서 충돌하기 직전에 ‘엄청난 섬광’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즉 이 섬광으로 다이애나의 운전사가 일시적으로 시력에 장애가 왔다는 것이다. 이 사고의 목격자라 주장하는 한 사람인 프랑수아 레비스트르는 신문에 그 불빛으로 시력장애가 생긴 뒤 다이애나의 차가 제어력을 잃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엄청난 섬광을 봤다는 유일한 목격자이다. 영국 정보기관 MI6의 간부 리처드 톰린손은 그런 유사한 방법이 1992년 세르비아 지도자 슬로보단 밀로세비치를 암살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왜 다이애나가 병원으로 옮겨지는데 그렇게 오래 걸렸나?
|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와 그의 연인인 이집트 백만장자 도디 파예드가 지난 97년 8월31일 새벽 함께 타고 가다 센강변 지하차도에서 사고를 낸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의 앞쪽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구겨졌다. 파리/AP 연합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