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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파리/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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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는 파리 시내 이민세대가 몰려사는 지역의 한 유치원에서 하교를 하는 손자를 찾으러온 중국인 할아버지가 불법체류자라고 어린 아이들이 다 보는 학교 앞에서 무력으로 체포된 사실이 있었다. 그리고 경찰의 과잉 태도에 한동안 떠들 썩 했었다. 나이든 노인이 무슨 힘이 세다고 경찰이 10명이나 모여들었으며 어린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런 일이 일어나자 유치원 원장과 학부모들이 항의를 했고, 여기서 경찰은 최류탄까지 터트린 것이다. 유치원 원장은 그 일로 이틀동안 경찰서에 붙들려가 있었다. 무력으로 끌려가는 할아버지를 보는 어린 손자의 마음은 어떠했겠는가. 최근에 미국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보더라도 이민세대는 민감하게 자랄 수 밖에 없는 사회적 풍토에 공포를 느꼈었다. 10년전만 하더라도 동양계 외국인은 그나마 차별을 덜 받았었다. 학생 시절 기거할 방을 구하는 데 그렇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는데 일본과 한국계 학생들은 월세를 절대 잊지 않고 집을 깨끗하게 쓴다는 사실에 많은 집주인들이 일부러 동양계를 선호하기도 했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사실은, 마침 내가 살던 원룸을 떠나 딴 곳으로 이사를 가면서 집주인에게 프랑스 학생 부부를 소개 시켜 주었었다. 남자가 아랍계인 부부는 그러나 단칼에 집주인에게 거절당했으며 집주인은 나에게 그런 사람을 소개 시켜주었다고 원망어린 소리를 했던 일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동양계를 보는 시선도 좋지 않은 쪽으로 달라 졌고 많은 한국유학생들이 집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는 집주인이 세를 든 사람을 함부로 쫓아내지 못하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 많은 집주인들이 집세도 안내고 집을 엉망으로 쓰는 아프리카 이민세대와 아랍세대, 심지어 프랑스 사람들까지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아예 집을 세놓길 거부해 빈집이 상당한데 또한 거기에 비례해 해마다 SDF=일정한 거주지가 없는 사람들 이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 나고 있다. 심지어 멀쩡한 직장이 있는 사람들도 집을 못구해 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도 엄청나다. 일단 원룸하나라도 세를 얻으려면 월급이 집세의 3배는 되어야 한다. 그리고 보증인도 서야 하는데 보증인의 조건도 상당히 까다롭다. 파리의 월세는 워낙에 비싸다. 10평짜리 원룸을 좋은 동네에서 얻으려면 월세가 한달에 120만원이나 한다. 동네가 조금 외곽일 경우 같은 평수에 월세는 60-70만원으로 떨어지지만 한달 최저 월급이 140만원 안팎이 대부분인 서민들에게 매우 어려운 현실이라 하겠다. 더군다나 한국처럼 전세 제도는 존재하지 않으니 당연히 SDF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파리시내에서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도 꽤 되지만 거의 비어있는 실정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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