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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31일자 《Stockholm City》. 13 주 동안 배 타고 섬들을 다니면서 병든 개들을 치료해 준다고 하는군요. 스웨덴은 여름에 특히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개들도 많이 나옵니다. ⓒ 한겨레 블로그 jeno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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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조상들이 함께 걸려 있는 사진을 볼 때마다 안네의 개는 그냥 개가 아니라 개 같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밤세가 자기를 위하여 얼마나 충성스러웠는지, 얼마나 영리하고 눈치 빠르게 자기를 배려해 주었는지, 매일 직장에 데리고 함께 출퇴근 하며 있었던 즐거운 이야기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양이었다. 이혼하고 혼자가 된 안네가 슬픈 일이 있어 울 때에는 밤세가 혀로 눈물을 닦아 준다고 했다. 밤세가 얼마나 착하고 얼마나 영리하며 사람보다 의리가 있는가에 대한 끝없는 이야기는 그녀에게 신나는 이야기었다. 하기는 신문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기사가 개들 이야기이다. 어느 개가 술 취한 주인이 자는 동안 주위에 불이 나자 자신의 몸을 딩굴어 불을 껐다는 이야기로부터 개가 주인을 위하여서 기꺼이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는 뉴스는 스웨덴에서 자주 읽을 수 있는 기사꺼리다. 사람은 의로운 것이 무엇인지 알지만 보통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것을 보통 개들은 한다. 개들은 절대로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 다는 확신이 개 주인에게는 얼마나 믿을만한 확실한 친구였을까. 그런 ‘개 같으신 분’들이 많은 세상은 얼마나 믿음직스러운 세상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들이 먹이를 위해서는 동료 개를 사정없이 물어버린다 하여도,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인간성 자체를 외면해 버리는 것 보다는 낳은 일이 아닐까. 적어도 충성과 성실을 확실하게 알고 있는 개들이기에. 다른 사람의 권리를 인정해 주지 않기 위해 행할 수 있는 모든 모략 중상, 사기적인 행각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더욱 ‘개 같으신 분’들이 절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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