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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로버 자동차 자금 긴급 수혈 |
유일한 자국차 회사…12억원 지원
영국 정부가 사륜구동 자동차 ‘랜드로버’로 유명한 엠지로버에 650만파운드(120여억원)의 자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고 <가디언>과 <비비시방송> 등이 11일 보도했다.
엠지로버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해 왔으나 지난 주 협상이 결렬되면서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이 중단되는 등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내몰렸다. 특히 6천여명에 이르는 임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해 파장이 만만치 않다. 다음달 5일 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치 쟁점으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패트리셔 휴잇 무역산업장관은 “근로자들이 해고통지서를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액은 애초 엠지로버가 요청한 1억파운드(1900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일주일 가량의 운영자금(임금과 경상경비)에 지나지 않는다. 무역산업부는 이를 의식한 듯 일주일 안에 추가 자금지원 문제 등에 대한 검토 작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상하이차와의 협상이 다시 열리길 바라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엠지로버의 장기적인 재정상태를 우려해 협상장을 떠난 상하이차에 이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영국에서 하나 남은 국적 자동차 회사인 엠지로버는 1994년 독일 베엠베에 매각됐다가 5년전 영국의 피닉스펀드로 경영권이 넘어갔으며, 이 과정에서 회사 이름이 로버에서 엠지로버로 바뀌었다. 현재 경영컨설팅업체인 프리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사의 관리를 받고 있다.
이경 기자 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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