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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6 18:36 수정 : 2005.05.06 18:36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부인 체리가 6일 런던 국립초상화미술관에서 열린 총선 승리 자축연에서 당원 및 지지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활짝 웃고 있다. 런던/AP 연합 \


353석 확보…의석수·지지율은 급감 블레어
‘3선 위업’ 불구 지도력 위기
초기 레임덕 우려 총리직 이양설도

5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토니 블레어(52)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며 승리했다. 노동당은 지난 1997년부터 세차례 연속 집권에 성공했고, 블레어 총리는 노동당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한 총리로 기록되게 됐다.

그러나 노동당은 스코틀랜드 선거구 조정으로 의석이 659석에서 646석(과반수 324석)으로 줄어든 이번 총선에서 의석수와 지지율이 모두 크게 떨어져 블레어 총리와 노동당의 국정 주도력이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오후 2시 현재(한국시각 밤 10시) 625석이 확정된 가운데 노동당은 354석, 보수당은 197석, 자유민주당은 62석을 얻었다. 기타 정당과 무소속은 12명이 당선확정됐다.

◇ 3기 연속집권 배경=노동당이 세차례 연속 집권에 성공하게 된 것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낮은 실업률 등 경제부문의 성과 덕분이다. 97년 이후 영국은 평균 경제성장률 2.7%를 유지하고 있고, 실업률은 29년 만에 최저치인 4.7%로 떨어진 상태다. 프랑스나 독일이 최근 0~1%대 경제성장률과 10%에 육박하는 실업률을 보이는 것에 견줘 양호한 수치다.

그러나 의석수는 확 줄어들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블레어 총리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것이다. 이라크 파병 영국군 희생자가 늘고 있는데다,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 참전의 명분을 얻기 위해 실제로는 없는 대량살상무기 위험을 강조하거나 여론조성 공작까지 벌였던 사실이 드러나 노동당에 악재로 작용했다.


유럽연합과의 관계도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국민들은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유럽연합에 영국이 끌려가는 형태로 참여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 유럽연합에 부정적인 보수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보수당은 97년 노동당에 집권당 자리를 내준 이후 가장 많은 의석을 얻었다. 그러나 마이클 하워드 보수당 당수는 3연속 선거패배를 인정하고 새 당수 선출 시기가 결정되면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 정국 전망=2001년 총선에서 야당보다 161석이나 많았던 노동당 의석이 크게 줄면서 노동당의 안정적 정국 운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의원들은 당론이 아닌 개인의 신념에 따라 표를 행사하는 의원들이 많아 의석수 차이가 68석 이상은 돼야 정국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디펜던트>는 “노동당에 40여명의 좌파 의원들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 의석수로는 앞으로 급진적 공공서비스 개혁 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 52번째 생일을 맞은 블레어 총리는 버킹엄궁을 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새 내각 조각을 요청받고 “엄청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지만,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영국 언론들은 노동당의 지지율 하락을 블레어 총리의 개인적 권위 추락의 상징으로 해석하면서 세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레임덕(권력누수)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봤다. <가디언>은 머잖아 사퇴 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보면서 올해를 넘기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 일간지 <데일리 미러>는 ‘블레어가 얼마나 오래갈 건가?’란 머릿기사에서 “블레어는 4년을 원하지만, 브라운이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 위컴존스 브리스틀대 정치학 교수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블레어에 대한 국민투표 의미가 있었다”며 “총리직 이양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블레어 총리 후임으로는 블레어 총리보다 인기가 높은 고든 브라운(54) 재무장관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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