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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수상 트림블은 낙선 노동당에 3기 연속 집권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총선 결과, 영국 정치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6일 발표된 새 내각 명단을 보면, 경제정책을 주도해온 고든 브라운(왼쪽 사진) 재무장관, 이라크 전쟁 참전을 주장했던 잭 스트로 외무장관을 비롯해 주요 인물들은 선거 승리라는 결과를 반영하듯 유임됐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에서 준비 소홀로 영국군 희생이 늘었다는 비판을 받아 온 제프 훈 국방장관은 경질됐다. 7월부터 영국이 순번에 따라 유럽연합 의장국이 되는데다 내년 봄 유럽연합 헌법 비준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어 중요한 위치가 된 유럽장관은 브라운 재무장관의 측근인 더글라스 알렉산더 의원이 맡았다. 총선 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브라운 재무장관이다. 영국 언론들은 총리 이양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채 이양 시기가 언제일지에 초점을 맞출 정도이다. 일단은 내년 봄 유럽헌법 투표가 부결돼, 그 책임을 지고 블레어가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주간 〈업저버〉는 8일 “한 총리실 관계자가 블레어 총리는 그만둘 계획이 없고, 새 당수는 2008년 7월 전당대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해 총리직 이양이 쉽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1998년 북아일랜드 평화협정 ‘굿프라이데이’를 성사시켜 노벨평화상을 받은 데이비드 트림블(오른쪽 사진) 의원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강경파인 민주연합당 후보에게 패한 그는 7일 얼스터연합당 당수직을 사임했다. 온건파인 트림블은 지난 95년 북아일랜드 무장독립단체인 북아일랜드공화군(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당이 참여하는 북아일랜드 자치정부를 만들어냈고, 자치정부 수석장관을 맡기도 했다. 영국군에 이라크 참전 거부를 촉구해 노동당에서 제명됐던 조지 갤러웨이 의원은 노동당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돼 자신을 내쫓은 ‘친정’에 깨끗이 복수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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