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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23 08:35 수정 : 2005.05.23 08:35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독일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연립정권이 22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ㆍNRW주) 선거에서 참패한 직후 갑자기 조기총선 실시라는 정면 승부수를 내놓았다.

사민당이 지난 1966년 이래 장악해온 최대의 인구와 산업 밀집지역인 NRW주 선거에서 39년 만에 패해 보수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에 권력을 넘겨주게 된 것은 슈뢰더 총리나 프란츠 뮌터페링 사민당수의 언급처럼 `뼈아픈 타격'이다.

이로써 사민당은 최근 11차례의 지방선거에서 모두 패배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 20년 간 각 주에서 15차례나 구성됐던 사민당과 녹색당 간의 연립정권이 모두 무너지고 이제는 연방차원의 적녹연립만 남게 됐다.

반면 기독교민주연합과 바이에른주에만 있는 자매정당인 기독교사회연합, 그리고 친기업적 자유주의 정당인 자유민주당 등 보수 야당은 16개주 중 11개 주정부를장악하게 됐다.

1998년 총선에서 승리,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처음 구성된 적녹연립 정권이 2002년 선거서 재집권에 성공했으나 이번 NRW주 선거로 최대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특히 그동안 당내 좌파 등 전통적 지지자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복지축소와 해고보호 규정 완화, 기업 소득세 인하 등 `아겐다 2010'이라는 경제사회 개혁정책을 펴온 슈뢰더 총리로서는 궁지에 몰리게 됐다.

개혁정책 효과는 나타나지 않아 경제는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업자는 2차대전 후 최대인 500만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복지축소로 생활이 더 어려워진 국민들의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전통적 사회민주주의 지지자들은 1998년 당시 부터 `신중도 노선을 내세우며 우파쪽으로 기울었던 슈뢰더 총리가 갈수록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강화한다며 비판하면서 당에서 이탈하거나 새 좌파 정당 창당을 모색해왔다.

뮌터페링 당수는 조기총선이 필요한 이유로 하원은 여당이, 상원은 야당이 장악함으로써 하원에서 통과된 법률안이 상원에서 부결되는 구조적 문제점을 들었다.

이는 법률상 예외적 경우에만 인정되고 대통령이 재가해야 하는 조기총선의 정당성을뒷받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슈뢰더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는 우리가 개혁정책을 계속할 정치적 근거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라며 조기총선 필요성을 더 직접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향후에도 사회보장을 유지하는 한편 경제적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 개혁정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개혁 추진에확실한 다수 지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내년 가을로 예정된 연방 하원 총선을 앞당겨민의를 묻는 것은 자신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제안에는 또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1%도 밑돌고 내년 총선이전 까지 실업자 문제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작용했다.

어차피 어려울 것이라면 이번 기회에 개혁정책에 대한 국민 지지 여부를 묻는승부수를 던져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사민당과 녹색당, 슈뢰더 총리 개인 인기도는낮지만 개혁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지지는 그리 낮지만은 않다는 분석에 바탕한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시점에 총선이 실시되면 야당이 승리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위험한 도박이기도 하다.

사민당의 조기총선 제안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기민련 당수는 "당연히 선거를치를 준비가 돼있다. 적녹연정의 종말의 시작"이라며 여유 만만해 했다.

그러나 야당으로선 갑작스런 조기총선 제의가 내심 부담스럽다.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경제난과 여당의 실정 때문에 반사적 이익을 거두는 측면이 있는데다 무엇 보다 내년으로 미뤄놓았던 총리 후보 선정이 고심되기 때문이다.

야당의 총리 후보로는 일단 기민련의 메르켈 당수가 유력하지만 소수 정당인 기사련의 에드문트 슈토이버 당수의 도전이 거세다.

지난 2002년에도 여성이자 동독출신인 메르켈 당수가 막판에 슈토이버에게 밀린 바 있다.

여기에다 기민련 소속인 롤란트 코흐 헤센주 주지사도 만만치 않은 세를 갖고 있다. 사민당의 조기총선 제안은 이점에선 노림수라고 할 수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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