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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26 21:22 수정 : 2005.05.26 21:22

“대화의 틀 짜 전통 쌓는 게 중요하다”

최근 노사정 협약의 모범적 사례로서 자주 거론되고 있는 네덜란드 ‘폴더 모델’의 설계자이면서 노사정 타협을 통한 ‘네델란드의 기적’을 일궈낸 주역으로 평가받는 빔 콕(67) 네델란드 전 총리가 24일 방한했다.

그는 26일 오후 여의도 63빌딩 거버너스체임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국가의 경험을 문화적 배경과 전통이 상이한 다른 나라에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다”며 “노사정이 기본적인 대화의 틀을 마련하고 그 틀을 바탕으로 대화를 이어가면서 대화의 전통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설계한 폴더모델이란 바세나르 협약을 이끌어낸 네델란드의 경제개혁과 노사정 협의 체제를 가리킨다. 폴더는 ‘간척’이라는 뜻으로, 국토 대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아 국민이 협동, 단결하여 간척사업을 펼친 전통에서 유래했다.

-한국에는 노사정위원회의 위상과 거기서 합의한 사항의 이행 보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바세나르 협약의 이행은 법적인 강제력에 바탕을 두고 있나, 아니면 신사협정과 같이 노사 간의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나?

‘네덜란드의 기적’ 일궈낸 주역
“대화 가로막는 장벽 제거해야”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만장일치로 합의에 도달했기 때문에 정부나 의회가 이를 지키지 않을 수 없고 100% 법에 반영할 수 있었다. 노사정 3자로 구성된 공공자문기구인 네델란드 사회경제협의회가 정부에 권고하는 사항에 대해 정부가 반드시 이행할 의무는 없지만, 정부는 정책 수립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네델란드 현 정부는 동의와 협의에 기초한 폴더모델의 본질적인 요소들을 버리려 했고, 노사정 3자협의체인 사회경제협의회의 권고를 채택하지 않으려 했는데, 폴더모델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작년에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는 등 폴더모델의 한계가 드러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폴더모델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니다. 때에 따라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사회적 합의나 대화를 하는데 훌륭한 모델이다.

-네델란드에서는 고용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어떻게 균형 있게 유지해나가고 있나?

=노동시장에서는 파견근로제를 도입해 단기계약을 통한 유연성을 도모하고 있다. 파견근로자에게 최저임금과 같은 법적 보호장치에 따라 정규 근로자와 임금이나 복지 등에 차별을 두지 않음으로써 안정성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한편 그는 한국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에 대해 평가하고 조언을 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을 “여기 온 것은 네델란드의 노동상황을 이야기하기 위해 온 것이지 한국의 노동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고 피하면서도 “사회적 대화에 대한 관심만으로는 안 되고 모든 당사자가 사회적 대화를 가로막고 있는 장벽을 찾아내 제거하는 진지한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초청으로 26일 오후 3시부터 63빌딩 별관에서 ‘네델란드의 노동개혁과 사회적 대화’를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빔 콕 전 총리는 25일과 26일 오전 한국의 경영계와 노동계 지도자들을 잇달아 만난데 이어, 27일 노동부와 노사정위원회를 잇달아 방문한 뒤 다음달 1일 출국할 예정이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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