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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지도자들 진화 나서 ‘통합 유럽’에 대한 우려가 ‘유로화 존폐 위기’로 번지면서 유럽연합 주축국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유럽의 주요 언론들은 유럽헌법 비준 거부 사태가 유럽 경제통합의 뼈대인 유럽통화동맹(EMU)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연일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다. 지난 1일 독일 주간지 <스턴>이 정부와 의회가 통화동맹을 떠날 권리를 입법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보도한 데 이어, 2일에는 최대 일간지 <빌트>가 ‘다시 마르크화로 되돌아가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회원국들이 동맹을 떠날 수 있는 경우와 근거들을 조목조목 소개했다. 또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독일 의회 보고서와 법원 판례 등을 인용해 “독일이 유로화 체제를 이탈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실었다. 독일과 유럽연합 지도자들은 적극 진화에 나섰다. 한스 아이헬 독 재무장관은 이날 통화동맹 붕괴에 대비하고 있다는 보도를 전면 부인하면서 “(그런 주장은) 엄청난 넌센스다. 거짓 사실에 근거해 혼란을 조장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유럽헌법 비준 거부로) 유로화가 시련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기는 하나 “기존 체제에서도 통화동맹은 유지될 수 있으며 위기라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도 “(통화동맹 위기의 근거로 거론되는) 동맹국간 성장 및 물가의 차이는 미국 내 주별 격차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유로화 가치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통화동맹 위기론’이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유로화 약세 요인으로 △미국의 약달러 정책에 따른 유로화의 상대적 고평가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인한 역내 자금 유입의 어려움 △수년간의 경제성장 부진과 펀더멘털 약화 등을 꼽는다. 현재 1유로당 1.22달러 수준에서 머잖아 ‘1유로=1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유로화 가치 하락의) 방향성은 정해졌고 그 속도와 폭이 문제”라고 전망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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