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7.27 19:43
수정 : 2010.10.27 16:18
스페인 남성, 얼굴 전체 이식수술 받아
세계 최초로 얼굴 전체 이식 수술을 받은 남성이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오스카르’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31살 스페인 남성은 26일 바르셀로나 발 데브론 대학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병원과 수술팀 그리고 얼굴 기증자의 유족들에게 감사한다”고 더듬거리며 말했다. <인디펜던트>는 오스카르가 눈썹과 턱을 움직일 수 있었으며, 혀와 입을 자연스럽게 놀리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말 데브론 대학병원은 오스카르에게 안면 전체 이식 수술을 했다. 얼굴 부분 이식 수술은 2005년 개에 물린 한 프랑스 여성을 시작으로 전세계에서 10여차례 있었지만, 얼굴 전체 이식 수술을 했다는 발표는 오스카르의 경우가 처음이었다. 오스카르의 수술 이후인 지난 6월에는 프랑스에서 35살 여성 환자에게 얼굴 전체 이식 수술을 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평범한 농부였던 오스카르는 2005년 총이 실수로 얼굴에 발사되는 사고로 병원에 실려왔다. 당시 그는 숨을 제대로 쉴 수도 없었고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다. 9번에 걸친 대수술에도 불구하고 얼굴은 회복되지 않았다. 하지만 오스카르는 2년 전 자신과 비슷한 나이인 남성 사망자의 얼굴을 기증받은 덕에, 얼굴 전체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수술팀은 피부 조직, 근육, 치아, 코, 입술, 턱, 눈꺼풀 등 얼굴 거의 전체를 마치 가면처럼 이식했다. 오스카르의 몸은 2차례 거부반응을 보였으나, 약물치료로 위기를 넘겼다.
그는 이제 물과 부드러운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얼굴에 수염도 자라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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