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8.01 20:57
수정 : 2010.08.01 20:57
전국 60여곳 화재로 30여명 사망
폭염이 몰아닥친 러시아에서 산불이 잇따라 일어나 30여명이 목숨을 잃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 중부 지역 등에 산불이 확산되면서 수만명의 소방관과 군인들이 60여곳의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31일 전했다. 수도 모스크바시 7명을 포함해 니즈니노브고로드시 등에서 소방관 3명을 포함해 31명이 목숨을 잃었다. 12만㏊ 이상이 불타면서, 소방관 약 24만명과 차량 2만5천대, 헬리콥터 226대 등이 동원돼 산불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다. 산불은 러시아 중부 지역을 휩쓴 뒤 동쪽과 수도 모스크바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 14개 지역에서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특히 수도 모스크바 인근 지역 20여곳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모스크바에까지 매캐한 연기가 퍼지기도 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상트>는 “러시아가 불타고 있다”는 제목으로 심각한 상황을 보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31일 자연재해를 선포했다. 그는 “30~40년만에 한번 발생하는 자연재해다보니 비상당국의 능력도 모자라는 상황이다”며 군병력의 진화작업 지원을 지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비상대책회의를 연 뒤 피해지역에 대한 조속한 복구지원을 독려하고 이재민들에게는 10월까지 새로 집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러시아 당국이 진화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산불은 쉽게 진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는 기록적인 가뭄에 다음 주는 40도까지 기온이 치솟을 것으로 예보돼 산불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몇주간 여러 지역에서 평균 기온이 섭씨 35도 이상을 보이는 등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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