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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8.13 21:16 수정 : 2010.08.13 21:16

프, 집시촌 700여명 강제퇴거
영, 빈민 이주민 쥐까지 먹어
인종차별·외국인 혐오 도마에

유럽 선진국의 일부 이주민과 사회적 소수자들이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프랑스의 집시들이 주거촌에서 대책 없이 쫓겨나고, 영국 런던의 동유럽 이주자들은 쥐까지 잡아먹는다는 충격적인 증언들도 나왔다.

영국의 노숙자구호 자선단체 테임스 리치의 제레미 스웨인 사무국장은 12일 <가디언>에 “최근 런던 북부에서 폴란드 출신 이주자들이 쥐를 잡아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며 “야생쥐는 집쥐와 달리 독성이 있을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는 설명을 해줘야 했다”고 말했다. 이 단체의 또다른 활동가는 “쥐를 불에 구워먹거나 냄비에 끓여먹는 광경은 30년간 노숙자 구호 활동을 해오면서 목격한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런던시는 지난 3월 이 곳의 노숙 이주자 캠프를 폐쇄했다.

영국에 체류 중인 동유럽 출신 이주자들은 영국민과 달리, 최근 1년간 정규 일자리가 없을 경우 사회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외국인 이주자들은 이런 제도를 악용한 고용주들로부터 노동착취를 당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한 동유럽 출신 이주자는 주류판매점에 고용돼 일한 뒤 급료 대신 일일권장 알콜량의 5배나 되는 독주 몇 병을 받았다고 말했다.

런던시 당국자는 “이주자들의 곤궁함이 충격적이지만 노숙은 최악의 선택”이라며 “일자리를 못 찾으면 귀국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선 집시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최근 40여개의 불법 집시촌에서 700여명을 강제퇴거시켰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12일 전했다. 브리스 오르트푀 내무장관은 “퇴거된 집시들은 특별전세기편으로 출신지로 되돌려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최근 프랑스 내 ‘불법 집시촌 해체’와 ‘집시 추방’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프랑스에는 오랜 기간 고유의 공동체 생활을 고수해온 수만명의 집시들이 살고 있으며, 최근 몇년 새에는 유럽연합 회원국인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등지에서도 많은 집시들이 들어왔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12일 청문회에서 “프랑스에서 인종주의와 외국인혐오증이 두드러지게 부활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나 프랑스 이민부의 한 관리는 “(집시 퇴거의) 모든 조처는 자발적 귀환과 인도주의적 지원의 범위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는 프랑스 내 집시 공동체를 비롯한 이주자 권리를 심사한 뒤 이달 말께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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