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03 19:01
수정 : 2011.06.03 21:53
감염원은 여전히 오리무중
유럽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슈퍼 박테리아가 유럽 대륙을 넘어 영국과 미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슈퍼 박테리아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박테리아가 합쳐진 병원성 대장균(E.coli)의 변종으로 정체가 밝혀졌지만, 발생 원인이나 감염 경로는 발견된 지 2주가 지나도록 확인되지 않고 있어 불안감은 전세계로 번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독일 여행을 다녀온 3명이 이 슈퍼 박테리아로 추정되는 미생물에 감염돼 발병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일 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슈퍼 박테리아 감염인지는 확실치 않으며, 정확한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도 7명이 이 박테리아에 감염됐는데, 그 중 3명은 독일을 다녀온 영국인이며 4명은 독일인이다. 이 중 3명에게선 신장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증세가 나타났다.
현재 유럽에서는 독일 17명, 스웨덴 1명 등 18명이 슈퍼 박테리아에 의해 사망했다. 감염환자는 2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애초 진원지로 지명됐던 스페인 오이는 누명을 벗었지만 도대체 어떤 경로로 사람 몸에 들어가는지는 전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채소를 통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 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는 미열과 구토, 복통을 일으킨다. 상당수 환자는 일주일 안에 회복하지만, 일부는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행돼 신장을 파괴한다. 영국의 사우스햄튼대 연구진은 2일 이 박테리아가 구리에 매우 약하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해 대처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연구진이 1000만 마리의 박테리아를 마른 구리판 위에 올려놓았더니 10분 안에 대부분 소멸했다고 <유피아이>(UPI) 통신은 전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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