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06 20:09
수정 : 2011.06.07 10:09
대장균 원인 갈수록 미궁
22명 사망…EU, 7일 장관회의
유럽에 퍼지고 있는 변종 장출혈성 대장균(E.coli) 질환의 원인을 놓고 혼선이 계속되면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산 채소에 이어 북부 독일산 채소 새싹이 오염원으로 지목됐다가 다시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는 등 관계 당국은 좀처럼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채 감염자는 늘고 있다.
독일 관리들은 6일 변종 장출혈성 대장균의 오염원으로 지목되던 북부 독일산 유기농 채소 새싹을 검사한 결과 이 질환과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앞서 이날 독일 북부 니더작센주 농업부의 게르트 린데만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함부르크와 하노버 사이 윌첸 지역의 한 유기농 농장에서 재배된 콩 등의 채소 새싹과 변종 장출혈성 대장균 환자 사이의 연관성이 사전조사 결과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독일 당국이 이 농장의 채소 새싹 샘플 40종 중 23종을 검사한 결과, 관련 박테리아에 음성반응을 보였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농업부는 “조사를 계속하겠지만 단기간에 결론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조사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독일 당국은 이 질환의 주범으로 스페인 남부 알메리아와 말라가 지역의 양상추와 오이 등 채소들을 지목했으나, 무관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겐나디 오니셴코 러시아 소비자권리보호감독청 청장은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 인터뷰에서 채소 새싹이 이번 질환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가설일 뿐이라며 “어떻게 하나의 농장이 벌써 22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유럽 13개국에서 약 2300명의 발병자를 낸 대장균 질환의 근원지가 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지금까지 독일 등 유럽에서는 이 질환으로 적어도 22명이 숨지고, 2200명 이상이 발병했다. 독일에서만 2153명이 발병했고, 이 중 신장 기능을 마비시키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환자는 627명이라고 독일 국립질병통제소는 밝혔다. 다른 10개 유럽 국가와 미국에서도 9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유럽연합은 이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7일 27개 회원국 관계 장관들의 긴급회동을 갖는다. 의장국인 헝가리 정부는 “7일 오후 2시(현지시각) 룩셈부르크에서 각 회원국 농업 및 식품안전 담당 장관들이 회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유럽연합 집행위는 이 질환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피해를 보는 농가에 일정 부분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로 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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