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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6.10 20:47 수정 : 2011.06.10 20:47

분리파 총선 승리 뒤 여태 정부 구성 못해

벨기에가 오는 13일로 ‘무정부 상태’ 1년을 맞는다. 지난해 6월13일 총선을 치른 뒤에도 여전히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경제 위기까지 부르고 있다.

정부 조각권을 가진 사회당의 엘리오 디 루포 당수는 10일 9개 정당의 대표들과 만나 정부 구성을 가로막고 있는 경제·사회 문제에 대한 각 당의 이견을 조율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 구성과 관련된 가장 큰 이슈인 각 지방의 자치권 확대 문제를 비롯해,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근접한 국가부채 문제, 선거구 조정 문제 등을 다룬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실마리를 찾아 정부가 구성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 문제의 핵심인 플레미시 분리주의자들의 요구가 더 완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부 네덜라드어권(플레미시)과 남부 프랑스어권(왈로니아) 사이의 대립에 시달려온 벨기에는 지난 총선에서 네덜란드어권의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신플레미시동맹’(N-VA)이 최다 의석을 확보하면서, 정치적 교착 상태에 빠졌다. 신플레미시동맹은 정부 구성에 앞서 지역 자치권 확대 등 정부 개혁을 먼저 논의하자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13일부터 브뤼셀 거리에서는 플레미시 분리주의자들이 ‘무정부 1년’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행사가 열린다. 브뤼셀의 주요 거리 이름을 ‘플레미시공화국로’ ‘플레미시자유로’ 등으로 바꾸는 상징적인 퍼포먼스도 벌인다.

벨기에는 무정부 상태에도 올해 들어 경제성장률은 유럽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으나, 국가부채 증가 등으로 위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 9일 현재 벨기에 정부의 10년 국채 이자율은 독일의 국채보다 1.13%포인트 높은 4.155%를 기록했다. 이미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해 말 벨기에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전망’의 AA+로 평가하며, 정부 구성이 6개월 내에 이뤄지지 않으면 신용등급을 하락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정부 구성이 계속 무산되자 최근 사회당의 말린 템머만 의원은 정부 구성이 될 때까지 정치인들의 부인들이 잠자리를 거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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