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13 20:49
수정 : 2011.06.13 20:49
“지구온난화, 과학 아니므로 빼야” 주장에 반발 거세
영국 사회가 아이들의 커리큘럼(교육과정)에 ‘기후 변화’를 넣을 것인가를 놓고 논쟁에 휩싸였다. 이 논쟁은 과연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변화가 과학적 사실이냐는 것부터, 정치적 의도를 교육에 개입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것까지 다양한 쟁점을 담고 있어 영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논쟁을 이끈 사람은 올해 말까지 5~16살 교육 커리큘럼을 재개정하는 작업을 맡은 팀 오츠다. 유럽 최대 시험출제기관 ‘케임브리지 평가’의 연구책임자인 그는 12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동안 커리큘럼이 현재 시사에 발맞춰야 한다고 믿어 왔지만 이제는 가장 핵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며 기후 변화 내용이 커리큘럼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의 시사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내용을 교과서에 담아 왔다는 말이다. 기후 변화는 1995년부터 11~14살 아이들의 커리큘럼에 포함돼왔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다. 런던정경대의 기후변화 연구센터장인 밥 와드는 “기후 변화는 과학과 시사 문제를 연결하려는 현재 커리큘럼의 핵심”이라며 “이런 결정이 창조론자인 교사가 학생들에게 진화론을 아예 교육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기후 변화라는 의제가 진보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는 점에서, 보수정권이 교육과정에서 진보 색채를 빼버리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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