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21 21:01
수정 : 2011.06.21 21:01
배·항공·숙박 요금 인하에
비자도 풀어…관광객 급증
그리스 에게해의 진주 이드라섬. 소피아 로렌과 리처드 버튼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별장이 밀집해 ‘예술가의 섬’이라고도 불렸던 이 섬은 금융위기 뒤 건설경기 붕괴로 350만유로의 부채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최근 이드라섬으로 사람들이 다시 몰려들고 있다. “사로니코스만과 이드라섬을 오가는 수중익선과 연락선은 매일 꽉 차고, 호텔은 만실이며 상점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고 앙겔로스 코트로니스 시장은 말했다.
올해 그리스 관광 산업은 ‘호황’이 예고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20일 보도했다. 구제금융 협상 난항으로 그리스가 최악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내몰리고, 정부의 극심한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도심 곳곳에서 잇따르는 상황에 비쳐보면 아이러니할 정도다.
그리스 관광산업의 이례적 호황은 민주화 시위 등 정정 불안에 북아프리카로 가려던 관광객들이 가까운 그리스로 발길을 돌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적어도 10% 정도 관광객이 늘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관광객의 구미를 당기는 것은 ‘저렴한’ 가격이다. 부채난에 허덕이는 그리스 정부는 경제난 돌파구로 관광산업을 지목하면서, 관광산업 관련 세금 감면 등 대대적 혜택을 도입했다. 지난달 부가세를 폐지해 승선료를 낮춘 데 이어, 아테네 이외 지역 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 비용을 면제해 줘 항공 요금도 낮췄다. 또 관광 숙박업소에 대한 부가가치세도 11%에서 6.5%로 대폭 축소됐다. 덕분에 호텔 예약을 하기도 힘들 정도다.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그리스 호텔의 객실 예약은 이미 11월까지 꽉 찬 상태다.
여기에, 터키, 중국, 인도, 러시아 등 비유럽연합 국가들에 대한 비자 제한 조건이 해제된 것도 관광객 증가를 부추겼다. 올해 그리스의 러시아 관광객 수는 50만명이 넘어 지난해의 2배에 달할 전망이다. 이정애 기자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