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즈 박사는 예전에는 의사들조차 무시했던 이 증상에 대한 자각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현대인들은 어디를 가나 음악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음악적 환각' 환자들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http://blog.yonhapnews.co.kr/choow/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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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가 ‘아이팟’이 되는 특이한 질환 |
영국인 레지널드 킹(83)씨는 몇년전 심장수술을 한 후부터 머리 속에 '아이팟(휴대용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을 심은 것처럼 노래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대중가요에서부터 크리스마스 캐롤에 이르기까지 그가 평생 들었던 모든 음악을 반복해 듣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킹씨처럼 실재하지 않는 음악의 환청을 듣게 되는 '음악적 환각(musical hallucinations)'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영국 웨일스 세인트 캐독 병원의 빅터 아지즈 박사가 지난 15년간 30명의 '음악적 환각' 증세의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연구해온 결과를 '심리병리학' 7월호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킹씨 역시 아지즈 박사가 조사해온 환자 가운데 한명이다.
유명한 작곡가들 가운데 이 증세를 갖고 있는 사람도 꽤 있었다. 로베르트 슈만은 말년에 환청을 바탕으로 작곡을 하곤 했는데 이를 두고 프란츠 슈베르트의 영혼이 그에게 음악을 들려줬다는 전설이 있지만 사실은 그의 증세 역시 '음악적 환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의사들은 이미 100년전부터 '음악적 환각'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이를 연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아지즈 박사의 연구는 이런 질환을 다룬 조사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아지즈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이 증세를 갖고 있는 사람 가운데 3분의 2는 실재하지 않는 음악이 들리는 것 이외에 다른 장애는 없었으며 3분의 1은 청각장애가 동반됐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78세였고 남자보다는 여자가 많았다.
환자들이 듣는 음악은 뮤지컬 삽입곡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말아요'에서부터 동요 '눈먼 세마리의 생쥐'에 이르기까지 다양했고 환자 가운데 3분의 2는 종교적인 노래를 주로 들었다고 밝혔다. 아지즈 박사는 환자들이 환각을 통해 듣는 노래는 살아가면서 반복해 들었거나 정서적으로 중요한 노래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환자들이 듣는 것은 단지 노래일 뿐이라는 점에서 사람의 목소리를 환청으로 듣게 되는 정신분열증 환자의 '청각적 환각(auditory hallucinations)'과는 다르다고 아지즈 박사는 설명했다.
'음악적 환각'은 두뇌 가운데 음악을 듣고 해석하는 역할을 담당한 부분의 네트워크가 장애를 일으켰을 경우 초래되는 증상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정확한 기제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아지즈 박사는 예전에는 의사들조차 무시했던 이 증상에 대한 자각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현대인들은 어디를 가나 음악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음악적 환각' 환자들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http://blog.yonhapnews.co.kr/choow/ (뉴욕=연합뉴스)
아지즈 박사는 예전에는 의사들조차 무시했던 이 증상에 대한 자각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현대인들은 어디를 가나 음악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음악적 환각' 환자들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http://blog.yonhapnews.co.kr/choow/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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