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0.21 20:09
수정 : 2011.10.21 20:09
정부 단속에 세력 위축
평화협상 진전 기대 커
40년 동안 무장투쟁을 벌여온 스페인의 바스크분리주의단체 에타(ETA)가 다시 무장투쟁 포기를 선언했다.
에타는 20일 성명을 내어 무장투쟁의 ‘무기한 중단’을 발표하고, 스페인과 프랑스 정부에 ‘직접 대화의 과정’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에타는 성명에서 바스크 지역의 “새로운 정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우리는 오래된 정치분쟁에 대한 공정하고 민주적인 해결을 얻을 역사적 기회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타는 “스페인과 프랑스 정부에게 직접 대화 과정을 열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에타는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도 무장투쟁 중단을 발표했으나, 스페인 정부는 에타가 해산할 때까지는 바스크 자치 요구에 대한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에타는 지난 2006년 무장투쟁 중단을 발표해, 스페인 정부와의 평화 협상이 시작됐으나, 에타의 마드리드 공항 주차장 폭탄 테러 사건으로 파국을 맞았다.
하지만, 에타의 이번 무장투쟁 포기선언은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적인 지도자들의 중재 속에서 조율되어 나온 것이어서, 평화협상 진전이 그 어느 때보다도 기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에타가 스페인 정부의 단속으로 급격히 세력이 위축돼, 무장투쟁 포기와 노선 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에타의 선언에 대해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민주주의와 법, 이성의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1월 총선 뒤 구성되는 신정부가 평화협상 과정을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과 프랑스 국경 지대의 산악지방인 바스크는 지난 40년 동안 분리독립을 추구하며, 무장투쟁을 벌여 모두 800명이 사망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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