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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로 열기 식히는 ‘추모 열기’ 런던 폭탄테러가 일어난지 1주일이 지난 14일 영국 시민들이 ‘런던, 팔루자(이라크)에서 폭탄은 더는 안 된다’라고 적힌 펼침막을 든 채, 트라팔가 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희생자 추모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런던/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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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다닌 ‘마드라사’…애초 서방 자금으로 급증 아이러니
경찰, 이집트출신 화학박사 엘라사르 런던테러 주모자 추정
런던테러 용의자의 한 명인 셰자드 탄위르(22)가 파키스탄의 이슬람 학교인 마드라사에서 공부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마드라사의 정체에 세계의 눈귀가 쏠리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이 학교가 테러리스트 양성소 노릇을 하고 있느냐다. 마드라사는 가난한 학생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코란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이슬람 교육기관으로 알려졌다. 1947년 파키스탄이 영국에서 독립할 당시 137곳에 불과했으나 오늘날엔 2만여곳으로 늘어났다. 학생 수는 모두 170여만명에 이른다. 영국과 서방에 살고 있는 많은 파키스탄계 이민자들 가운데 상당수도 아이들을 6~9개월 정도 마드라사에 보내고 있다. 마드라사 수가 급증한 것은 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걸프만 아랍국에서 막대한 자금이 파키스탄으로 흘러들면서부터다. 이 돈의 대부분은 마드라사에 직접 지원됐고, 반소련 무자헤딘들은 젊은 전사 수천명에게 군사·종교 교육을 시키는 데 이 돈을 썼다. 이 곳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은 소련을 아프간에서 몰아낸 무자헤딘의 선봉에 섰다. 9·11 테러 이후 전복됐던 아프간 탈레반 정부 사람들도 대부분 마드라사에 다닌 적이 있다. 파키스탄 언론인 아메드 라슈드는 “많은 학생들이 마드라사에서 세계에 대한 편협한 시각과 편견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키스탄의 많은 강경 마드라사가 알카에다에 동조하는 교사들을 채용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점차 급진세력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2001년 9·11 테러 직후 마드라사의 등록을 의무화하고, 코란 학습 외에 더 폭넓은 교과과정을 도입하는 등 마드라사 개혁을 다짐했다. 그러나 많은 마드라사들은 이런 간섭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
2년 전 ‘성전 대학’으로 불리는 노스웨스트 프런티어주의 다룰 울룸 하카니아 신학교를 방문했던 <비비시방송> 기자는 그 곳에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삶을 ‘지하드’(성전)와 ‘이교도, 이슬람의 적들을 죽이는 데’ 바치고 있다고 전했다. 스코틀랜드 일간 <스코츠맨>은 정보당국 소식통을 따 탄위르가 알카에다와 가까운 관계인 무장단체 라슈카르 이 타이바(LeT)가 운영하는 마드라사를 다녀왔다고 밝혔다. 영국 경찰은 화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집트 출신의 마그디 아시 엘나샤르(33)를 카이로에서 붙잡아 이집트 당국의 협조 아래 테러 관련성을 심문하고 있다고 <비시시방송> 등이 15일 보도했다. 그는 리즈에서 테러범들이 이용한 집을 빌려주고 폭탄 제조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며칠 전 국외에서 카이로에 도착한 직후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2000년 리즈대에 정착해 지난 5월 화학박사 학위를 땄고, 최근까지 조교 생활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영국 언론들은 경찰이 리즈에서 발견한 폭발물 성분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산화 아세톤이며, 알카에다가 테러 공격에서 사용했던 폭발물과 비슷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에이비시방송>은 이번 테러는 알카에다가 2년 전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계획한 것이며, 지난해 체포된 알카에다 조직원이 이번 테러 용의자 중 한 명과 연계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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