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1.10 23:16
수정 : 2011.11.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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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데모스 그리스 신임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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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 행보로 여야 거부감 없어
거국 과도내각 이끌 임시 수장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를 지낸 루카스 파파데모스(64·사진)가 그리스의 신임 총리가 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10일(현지시각) 전했다. 비록 총선 전까지 거국 과도내각을 이끄는 ‘임시직’이긴 하지만 저명한 경제학자인 그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로써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의 퇴진 뒤 나흘이나 후임 총리 선임을 놓고 벌어졌던 볼썽사나운 정쟁은 봉합됐다.
그리스 여야는 이날 파파데모스를 총리에 추대하고 11일 오후 거국내각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파파데모스는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과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경제학 박사 학위를 땄으며, 미국 컬럼비아대와 아테네대 교수를 지냈다. 그 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한 뒤 지난해까지는 유럽중앙은행 부총재로 활약했다.
파파데모스는 주로 학계와 중앙은행 수장을 역임하면서 비교적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았고 파판드레우 총리의 입각 제안도 거절하는 등의 중립적인 행보를 보여와 여야 모두에게 큰 거부감이 없었다. 하지만 파판드레우 전 총리의 경제자문 역을 하는 등 비교적 현 집권 사회당과 가까운 편이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하던 1994~2002년 유로존 가입을 강력하게 추진한 ‘유로존주의자’로, 현재의 재정위기 책임 논쟁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이 약점이다. 그는 이날도 “유로존 안에 머무르는 것이 위기를 벗어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로존을 옹호했다. 신임 총리 추대, 거국내각 구성 합의에 이르면서 정쟁은 마무리됐지만, 그리스의 미래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파파데모스 신임 총리가 거국내각을 이끌면서 강력한 정책추진력을 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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