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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2.18 23:13 수정 : 2011.12.19 09:49

바츨라프 하벨. <한겨레> 자료사진

하벨 전 체코대통령 타계
동유럽 민주주의에 결정적 구실…폐질환 앓다 숨져
극작가 출신…“진실과 사랑은 거짓과 증오를 이긴다”

동유럽의 반소련 운동과 체제 이행을 상징하는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이 18일 별세했다. 향년 75.

<데페아>(dpa) 통신은 하벨 대통령이 이날 새벽 수도 프라하의 북동쪽에 있는 주말 별장에서 잠을 자다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하벨은 1996년 폐암 진단을 받는 등 여러 질환에 시달려왔다.

하벨은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소련을 정점으로 한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 구실을 한 인물이다. 사회주의 체제가 완전한 붕괴로 향해가던 1989년에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최초의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이 됐고,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분리된 1992년에 사임했다가 1993년에 체코 대통령으로 복귀해 2003년까지 재임했다.

프라하의 부유층 집안에서 태어난 하벨은 2차대전 뒤 체코슬로바키아를 장악한 사회주의 세력에 의해 유산계급으로 몰려 교육을 받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1960년대 초 <가든파티> 등의 작품으로 촉망받는 극작가라는 평을 듣던 하벨은 1968년 체코의 반소련 운동인 ‘프라하의 봄’ 이후 삶의 행로를 민주화 운동과 정치로 바꿨다. ‘프라하의 봄’ 이후 당국은 하벨의 작품을 공연하지 못하게 했고 그에게 양조공장 일자리를 강제로 할당했다. 하벨은 이에 굴하지 않고 체코슬로바키아 정부에 대한 항의를 이어가면서 반정부 지식인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반체제 지식인들 모임인 ‘77헌장 그룹’을 이끌었다는 이유 등으로 여러차례 투옥되기도 했다.

하벨은 1989년 소련의 약화를 틈타 민주화 운동을 이끌면서 마침내 무혈혁명인 ‘벨벳혁명’을 성공으로 이끈다. 그는 정권을 잡고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해 성사시키며 체코슬로바키아 또는 체코를 서유럽과 연결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는 “진실과 사랑은 거짓과 증오를 이긴다”는 말을 자주 써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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