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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기민련 당수·프랑스 집권당 대표 EU통합 주도국 확대 등 4개항 합의
독일의 야당 기독교민주연합 앙겔라 메르켈 당수와 프랑스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대표 겸 내무장관 니콜라 사르코지가 19일 파리에서 회동해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유럽연합의 중심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차기 대권 후보들이어서 회동 내용과 결과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르켈은 오는 9월 총선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를 누르고 대권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사르코지는 2007년 프랑스 대선 유력 후보여서 ‘새로운 유럽’의 미래를 가늠해볼 계기가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메르켈과 사르코지는 이날 회동에서 프랑스-독일 축은 유럽연합 통합의 핵심 엔진이지만 과거 다른 회원국에 위협으로 비친 적이 있다며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주도 국가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사르코지는 25일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를 만나는 데 이어 이탈리아·영국 총리와도 회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파 성향을 가진 메르켈과 사르코지의 부상은 시라크-슈뢰더로 상징됐던 유럽 정치판 구도에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특히 이날 이슬람권인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을 강하게 거부했다. 메르켈은 터키에 정회원 자격을 주지 않고 ‘특권적 지위’를 줌으로써 유럽과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우리는 유럽연합 확장의 한계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이날 회동에서 4개항으로 된 공동선언에 합의했으나 배포하지는 않았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전했다. 두 사람이 각각 권력을 거머쥘 경우, 2003년 슈뢰더 총리와 시라크 대통령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한 뒤 멀어진 미국과의 관계도 개선될 것으로 <비비시>는 전망했다. 이날 메르켈 당수의 파리 방문에는 수많은 취재 기자와 사진 기자들이 몰려들어 단순한 독일 야당 지도자의 방문 이상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르몽드>는 “준 공식방문”이라고 평했다.메르켈과 사르코지는 회동 뒤 나란히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시라크 대통령과 드 빌팽 총리는 메르켈과 회담은 하고도 기자회견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한편, 메르켈은 이날 유럽연합 재정 개혁을 촉구하고 공동농업정책(CAP)에 따른 농업보조금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실업, 성장과 혁신을 해결해줄 유럽을 원하며, 이것이 유럽을 세계화의 승자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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