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살된 용의자 테러와 무관한 브라질 전기공
전 경찰청장 ‘테러범 사살정책’ 비판등 논란
지난 21일 제2차 런던 폭탄테러 기도 이후 대대적인 범인 검거령을 내린 영국 경찰이 테러와 무관한 브라질인 전기공을 오인 사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경찰은 23일 “전날 런던 남부 스톡웰 지하철역에서 사살된 용의자가 런던테러 수사와 관련이 없는 인물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누군가가 그런 상황에서 목숨을 잃은 것은 비극이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인권단체와 이슬람권은 즉각 비난 성명을 내고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존 스티븐스 전 런던경찰청장은 자신의 재임 시절 테러범 사살 정책이 세워졌다면서, 이런 정책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언 블레어 런던 경찰청장은 24일 <스카이 뉴스>에 출연해 “필요할 경우 자살폭탄테러 용의자의 머리에 총격을 가하라는 명령은 아직 유효하다”며 “그렇게 해야 하며, 가슴에는 폭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슴을 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살된 남자는 브라질 출신의 전기공으로 지난 3년 동안 런던에서 생활해온 진 찰스 데 메네제스(27)로 밝혀졌다. 메네제스는 이날 스톡웰역에 배치된 무장 사복경찰의 정지 지시를 무시하고 검표대를 뛰어넘어 달아나 지하철을 타려는 순간 얼굴에만 다섯발의 총격을 받고 즉사했다.
브라질 정부는 23일 성명을 내어 “충격적이고 놀랍다”면서, 영국 정부의 충분한 해명을 촉구했다. 유엔 개혁과 관련한 회담을 위해 런던을 방문하는 셀소 아모림 브라질 외무장관은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을 만나 해명을 들을 예정이다.
한편, 영국 경찰은 22일 런던 남부 스톡웰 지역에서 2차 테러 용의자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이날 런던 북서부 공원지역 수풀에서 폭탄테러에 이용된 것과 유사한 물건을 수거했다.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아부 하프스 마스리 여단은 이날 런던 7·7테러와 2차 테러는 모두 자신들의 짓이라며 이라크에 파병한 이탈리아와 덴마크, 네덜란드도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업저버>는 경찰이 7·7테러 용의자 2명이 2차 테러 용의자 중 일부와 함께 테러 직전 래프팅 여행을 한 사실을 밝혀냈다며, 두 테러가 공동으로 계획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런던/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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