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5.06 21:48
수정 : 2012.05.07 08:32
출구조사 결과 37% 득표 그쳐
긴축재정·복지축소 제동 걸어
유럽 주요국들의 선거가 장기간 경기 침체와 긴축정책의 후폭풍에 휩싸였다.
6일 그리스 총선의 출구 조사 결과, 집권연정인 사회당과 신민주당의 득표율을 합쳐도 37%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같은날 대선을 치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패배할 것이란 전망이 겹치면서, 긴축정책을 주도해온 프랑스와 구제금융으로 연명하고 있는 그리스 모두에서 유권자들은 과도한 복지축소와 긴축정책에 대한 거부감을 분명히 밝혔다.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르자)은 긴축재정 중단과 유럽연합(EU) 개혁에 초점을 맞춘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극우 황금새벽당도 5% 안팎의 득표율로 창당 이래 처음으로 원내 의석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그리스의 어느 정당도 단독 과반을 통한 집권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구제금융 재협상을 요구하는 군소정당들의 입지가 부쩍 넓어진 것은 향후 연정구성의 험로를 예고한다. 프랑스와 함께 유럽 긴축 기조의 쌍두마차인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장관은 “그리스의 새 정부가 구제금융 협약을 어기면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불안정 사태를 우려한 경고다.
앞서 3일 지방선거를 치른 영국에서도 야당인 노동당이 긴축정책과 복지축소에 앞장서온 집권 보수당 연정에 압승을 거뒀다. 과도한 긴축에 허덕이는 유권자들의 반감과 염증이 유럽의 정치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영국 지방의회 중간선거에선 집권 보수당의 예상 득표율이 31%로 노동당의 38%에 뒤졌다. 보수당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은 16%에 그쳤다. 이에 따라 노동당은 5일 개표 중간집계 결과 전체 지방의회 의석 중 2158석을 확보한 반면 보수당은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1005석에 그쳤다. 이대로라면 보수당은 다음 총선에서 자민당과 다시 손을 잡아도 재집권이 불가능하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5일 “지방선거 결과의 엄중한 메시지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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