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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7.12 19:19 수정 : 2012.07.12 19:19

실리콘밸리 벤처기업가 기부
저소득 학생에 1350억 지원
‘부자들 학교’ 이미지도 쇄신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의 한 벤처 투자가가 모교의 저소득층 대학생들을 위해 유럽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업체 세쿼이아 캐피탈의 마이클 모리츠 회장과 그의 아내인 소설가 해리엇 헤이먼 부부가 7500만파운드(약 1350억원)를 옥스퍼드대학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가디언> 등이 11일 전했다. 학교 쪽은 재단 기금에서 같은 액수의 돈을 출연하고 다른 기부자들의 돈을 모아 총 3억파운드 규모의 저소득층 장학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모리츠-헤이먼’ 장학금 수혜 대상은 연간 소득이 1만6000파운드(약 2900만원) 이하의 가구 출신 재학생들이다. 이들은 전체 재학생의 10%에 이른다. 학교 쪽은 오는 10월부터 해마다 100명을 선발해 1만1000파운드(약 1959만원)씩 매년 지급할 계획이다. 과학 분야 전공자나 학업성취도가 전국 평균 이하인 학교 출신자들이 우선 순위다. 이 장학금은 주로 생활비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선발된 학생들은 9000파운드에 이르는 수업료 가운데 3500파운드만 내면 되는데, 이 돈도 정부 보증 대출로 마련할 수 있다.

옥스퍼드대는 2011년 신입생 가운데 42.3%가 학비가 비싼 사립학교 출신일 정도로 부자들의 전유물이 된 지 오래다. 기술 교육을 함께 하는 종합중등학교 출신은 4분의1이 채 안된다. 학교 쪽은 3년 안에 저소득층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이 장학금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해 등록금 폭등을 초래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 소식을 듣고, “불리한 조건의 학생들이 세계적 수준의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환영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역사학과를 졸업한 모리츠 회장은 그의 아버지가 독일의 나치즘을 피해 영국으로 건너온 뒤 옥스퍼드대에서 장학금을 받아 박사 학위를 땄다. 모리츠는 대학 졸업 뒤 구글과 유투브 등에 대한 성공적인 투자로 많은 돈을 벌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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