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2.25 20:28
수정 : 2013.02.25 22:18
개혁 능력 신뢰…수익성도 좋아
실업률27% 등 불안요소도 여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썰물처럼 그리스를 빠져나갔던 외국 투자자들이 그리스로 돌아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그리스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외국 자본이 지난해 하반기 동안 1억900만유로에 이르고, 1월 한달에만 2760만유로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유입된 자본 덕분에 그리스의 주가는 지난해 33.4% 급등했고, 올해 들어서도 10.51%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모습은 6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다. 당시 사실상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채 유럽중앙은행(ECB) 등과 거듭된 재정감축 협상을 벌이던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전 유럽 금융계가 휘청거렸다.
이에 비해 현재 그리스의 경제상황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재정적자는 2011년 197억유로에서 지난해 129억유로로 줄어들면서 목표치를 달성했다. 부실채권 투자 전문 헤지펀드인 브이아르(VR) 캐피털 그룹의 리차드 데이츠 회장은 “투자자들이 그리스의 개혁 능력을 신뢰하기 시작했다. 계속 투자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투자가 활발해진 것은 전세계적으로 수익성 높은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는 현상과도 맞닿아 있다.
이미 채권시장에서 3년간 거래 중단 상태였던 그리스 기업의 채권 거래가 시작되는 등 그리스 경제에는 봄기운이 만연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그리스의 관광명소인 코르푸섬의 토지, 독점적 복권·스포츠 도박 회사 오파프(OPAP) 등 민영화가 시작되는 국가 자산에 눈독을 들이면서 당분간 그리스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그리스 상황을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 올해도 경제성장은 여전히 -4.5% 수준에서 맴돌고, 실업률도 27%에서 낮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주변국의 경제상황도 빠르게 호전되지 않는데다가 이탈리아 총선과 스페인 정부 부패 스캔들 등으로 정치상황이 유동적인 것도 불안요인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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