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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7 18:38 수정 : 2005.08.17 18:48

미국인 셰릴 오링이 15일 베를린 시내에서 요리사가 꿈인 마틴 그라스커를 상대로 ‘총리가 된다면 뭘 하고 싶은가’라고 묻고 타자기를 이용해 답변을 받아적고 있다. <슈피겔>

미국 예술가 오링, 독일 길거리서
타자기 놓고 “내가 총리라면…” 면접

 “내가 만약 총리가 된다면, 기술을 익힌 모든 이에게 일자리를 줄텐데.”

“동독 출신 노동자가 서독 출신보다 돈을 적게 받게 돼 있는 정책을 확 뜯어 고치겠다.”

요리사 공부를 하는 마틴 그라스커(19)는 직업소개소를 전전할까봐 걱정이 많고, 동독 출신 음악교사인 브리지트 노이바우어-루에베는 동독인에 대한 차별에 불만이 많다.

미국의 행위예술가 셰릴 오링(39)이 베를린 중심가에서 만난 독일인들은 ‘내가 만약 총리가 된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해 자신의 처지에 비춰 각자의 바람을 쏟아낸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거리에서 탁자 위에 구식 타자기를 올려 놓고 있는 오링의 모습은 무뚝뚝한 독일인들에게도 호기심거리다.

오링은 호기심에 모여든 독일 보통사람들의 목소리를 우편엽서에 받아적어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나 유력한 총리후보인 앙겔라 메르켈 기민당 당수에게 직접 보낼 예정이다. 나중에 책을 낼 요량으로 복사본은 따로 챙겨두고 있다. 독일의 주간 <슈피겔>은 최신호에서 오링의 이런 행위를 일종의 ‘정치 예술’이라며 평했다.

오링은 지난해 미국 대선 때에도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대통령에게 바란다’라는 질문을 던져 1천장이 넘는 엽서를 모아 대선후보에게 발송한 적이 있다. 오링은 “당시 미국인들은 이라크 전쟁에 온통 관심이 쏠렸던 반면 독일인들은 실업, 은퇴, 교육 문제에 걱정이 많다”면서 미국인들에 비해 독일인들은 좀더 내성적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언론인 출신인 오링은 “주류 언론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진짜 생각을 담지 못한다”며 자신이 직접 거리로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오링은 오는 28일가지 쾰른, 뮌헨, 라이프치히를 옮겨가며 ‘거리 면접’을 계속할 예정이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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