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04 19:48
수정 : 2005.09.04 19:48
통신원리포트
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사이클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 7연패를 기록하고 은퇴를 선언한 미국의 랜스 암스트롱(33)이 약물을 복용했는지를 둘러싸고 프랑스와 미국 사이에 감정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대회가 끝나고 한 달 뒤인 지난달 23일 프랑스 유일의 스포츠 일간지 <레퀴프>가 암스트롱의 약물 복용사실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보도 내용은 프랑스 국립약물검사소가 암스트롱이 처음 우승한 지난 1999년 대회 당시 채집해 냉동보관해오던 소변 샘플을 분석한 결과, 혈액 내 산소를 공급하는 적혈구를 증가시키는 금지약물 ‘EPO’가 검출됐다는 것이었다. 당시엔 밝혀내지 못했으나, 검사소가 올해 실시한 검사에서 약물이 나왔다는 것이다.
올해 102년째인 투르 드 프랑스는 매년 7월 3주 동안 프랑스 전역의 3607㎞, 20여개 구간을 달리는 대회이다. 그러나 지난해 이 대회에서 이탈리아 선수들이 지나친 약물 복용으로 잇달아 사망했고, 최근 프랑스 선수들이 약물 남용 사실을 증언하는 등 약물 복용 문제는 계속 문제가 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검사 결과는 프랑스 사이클 경주팬들의 비난과 실망을 동시에 불러 일으켰다. 고환암을 극복하고 위업을 달성한 암스트롱은 그동안 약물 복용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강하게 부인해 왔다. 대회조직위원장인 장 마리 르블랑은 “우리 모두 암스트롱에게 우롱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암스트롱은 미국 <시엔엔>에 출연해 “프랑스인들이 자기를 싫어해 복수하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사이클 대표팀 감독은 “세계반도핑기구(WADA) 등의 샘플 채취·보관·시험 등 규정된 관행을 지키지 않았다”고 이번 검사에 이의를 제기했다. 미국의 한 스포츠방송이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2%가 그의 무혐의를 믿는다고 답했다.
대회 조직위 쪽은 현재로선 암스트롱을 징계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도 다른 방식의 제재가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김승연 통신원
thesimp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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