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2.06 19:29
수정 : 2015.02.06 19:29
“지원 없으면 신나치 정당 나온다”
“해결책 밖이 아닌 그리스서 찾아야”
“민족적 수치와 끝없는 절망이 결합된 혹독한 불황 경제가 사회에서 뱀의 알을 부화시키고 있는 것을 (독일이) 그리스 국민들보다 더 잘 알 수는 없다. 내가 오늘밤 조국으로 돌아가면, 제3당이 신나치 정당이 아닌 나라를 보고 싶다. 하지만, 그 당은 신나치 정당이다. 독일 국민들이 우리의 입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5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독일이 그리스의 채무 경감 협상에 협조하지 않으면 신나치 정당이 발호할 것이라고 협박성 읍소를 했다. 독일이 원죄가 있는 나치 정당이 그리스에서 집권할 수 있다고 압박한 것이다.
쇼이블레 장관은 일축했다. 그는 “그리스가 걷는 이 어려운 여정의 이유는 그리스에서 찾아야지, 그리스 바깥에서, 특히 독일에서 찾으면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더 나아가 그리스가 대외채무를 줄여달라고 애원하지 말고, 탈세부터 봉쇄하라고 역공했다. 이를 위해 그는 독일 세금 징수원 500명을 그리스로 파견해, 그리스 부자들로부터 세금 징수 업무를 돕겠다고 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자신과 바루파키스 장관이 ‘합의를 하지 못했다’는 것에 합의했다며 그리스 쪽의 제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바루파키스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이는 우리가 행사할 카드에는 결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며 그리스와 독일이 현재로서는 타협할 여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독일도 양보의 자세가 없지만, 그리스도 이런 독일에 맞서 결코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사 표시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전날 출연한 독일 공영 텔레비전에서도, 1930년대 경제 위기가 나치와 아돌프 히틀러의 정치적 성장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에서도 독일이 이 점을 가장 잘 이해할 것”이라며 “자부심이 강한 국가를, 일말의 희망도 주지 않은 채 너무 오래 모욕하면 내부의 긴장 상태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이 이날 아테네에 돌아가자, 수천명의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시리자 정부의 부채 경감 및 긴축 완화 정책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며 호응해줬다. 최근 몇년 동안 긴축 등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인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에는 시리자 정부를 옹호하는 친정부 시위대들이 모여서 유럽연합 쪽의 최근 조처에 항의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