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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2.10 21:25 수정 : 2015.02.10 21:4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9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러 간접적 군사대결 우려 높아
오바마 “외교 실패하면 고려” 밝혀
메르켈 “군사적 해결책으론 안돼”
미-독 워싱턴 정상회담 의견 갈려
11일 4자회담 중재 결과가 갈림길

냉전 종식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 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내전에 살상용 무기 지원을 시사함으로써, 군사적 개입으로 향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과 내전을 벌이고 있는 친서방 우크라이나 정부에 살상용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외교가 사실상 실패할 경우, 내가 우리 팀에게 요구해왔던 것은 모든 방안들을 살피라는 것이다”라며 이런 의사를 밝혔다. 그는 “푸틴의 계산을 바꾸기 위해 우리가 강구할 다른 수단은 무엇인가?”라며 “살상용 방어무기의 가능성은 현재 검토되는 방안들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전과 관련해 현재 독일 등 유럽 쪽이 추진하는 외교적 해법의 성공 여부를 지켜본 뒤 성과가 없을 경우 살상용 무기 지원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나서게 되면,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간접적인 군사 대결을 벌이게 된다.

프랑스와 함께 우크라이나 내전의 외교적 해법을 중재 중인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 4자회담을 제안해, 11일 벨라루스의 민스크에서 회담을 연다. 독일 등이 추진 중인 제안은 일단 현재 내전의 전선을 중심으로 50~70㎞ 범위의 비무장지대 설치 방안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9월 합의된 민스크 평화계획의 부활도 추진하고 있다. 유럽 쪽의 중재로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러시아가 참여한 이 평화계획은 모든 전투행위의 즉각적 중지 등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새해 들어 러시아가 지원하는 반군 쪽의 공세 재개로 반군 장악지역이 늘면서 민스크 평화계획은 휴짓조각이 됐다.

외교적 해법을 추진 중인 메르켈 총리는 미국의 무기 지원 방침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분쟁에서 군사적 해결책은 찾을 수 없다”며 “우리는 수많은 좌절을 맛보았지만, 외교적 해법을 계속 추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전술적으로 의견 차이가 있는 분야가 있다”며 무기 지원과 관련해 서방 내부의 균열이 있음을 인정했다.

4자회담에서 휴전 등이 성사되지 않으면, 미국 내에서는 군사지원책이 급속히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도 러시아에 대한 강경책을 주문하고 있다. 미 상원의 존 매케인(공화당) 군사위원장은 무기 지원이 러시아로 하여금 외교적 타협에 나서게 할 방안이라고 주장하는 등 공화당 쪽은 군사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11일 열리는 4자회담의 전망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러시아를 유인할 근본적인 당근이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이다. 내전의 근본적인 배경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동맹국이 되는 데 대한 러시아의 반발인데, 미국 등 서방 쪽이 타협의 자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방 쪽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은 우크라이나의 의사에 따르는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는 9일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키지 말아라’라는 글에서 “우크라이나의 서방 동맹국화 방지라는 근본적 해결책을 러시아에 주지 않는 한 러시아는 결코 내전 개입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에 사활적인 지정학적 가치가 있는 우크라이나를 서방이 계속 동맹국으로 만들려 한다면, 러시아는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치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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