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2.15 19:26
수정 : 2015.02.15 23:21
2007년부터 테러 위협 받아와
예수를 소아성애자처럼 묘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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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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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표적으로 추정되지만 가까스로 화를 면한 스웨덴 출신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68·사진)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만평으로 2007년부터 테러 위협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는 베르겐 국립예술아카데미에서 미술 이론 교수로 강의했던 예술이론가로, 독학으로 그림과 조각을 공부해 작품을 발표해 왔다. 그는 스스로를 ‘무차별적 위반자’로 규정하며 도발적인 작품들을 발표해 왔는데, 무함마드에 대한 만평 외에도 예수를 소아성애자처럼 묘사하기도 했다.
2007년 6월 스웨덴 베름란드에서 열린 ‘예술 속의 개’ 전시회에 빌크스는 무함마드의 머리에 개의 몸을 그린 만평을 출품했다. 그는 이 그림은 “예술공동체의 경계 안에서 차별적 표현에 대한 과도한 반응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또 “스웨덴의 예술·문화공동체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되풀이해 비난했지만, 무슬림의 가치에 대해선 질문을 던지는 것조차 드물다”고 주장했다.
보안 문제 등으로 이 작품 전시가 무산되자 스웨덴 사회에서 논란이 일었고, 그해 8월 스웨덴의 몇몇 신문사가 이 그림을 신문에 실으면서 이슬람권의 거센 반발이 일었다. 이슬람교에서는 무함마드의 모습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엄격히 금지돼 있으며, 개를 특히 불결한 존재로 여긴다.
빌크스는 이슬람 예언자를 치명적으로 모독한 이 그림을 계기로 끊임없는 살해 위협을 받았고, 스웨덴 역시 테러의 표적이 됐다. 2010년 5월 빌크스는 웁살라대학에서 강의하던 도중 한 남성으로부터 머리를 공격받았고, 같은 달 자택이 방화공격을 받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 스톡홀름 중심가에서 1명의 사망자와 2명의 부상자를 낸 연쇄 차량폭탄 테러 역시 빌크스의 만평이 계기가 된 것으로 추정됐다. 예멘의 알카에다아라비아반도 지부는 2013년 3월 그를 포함한 11명을 공개수배 명단에 올렸다. ‘지하드 제인’으로 불리는 미국인 여성 콜린 라로즈는 빌크스를 살해하기 위한 테러 음모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월 미국 법원에서 10년형을 선고받았다. 2010년부터 스웨덴 경찰의 보호를 받아온 빌크스는 “나는 정치적 입장이 없고, 광신적인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 극한을 추구하는 예술가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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