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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러시아 경찰이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전날 밤 피살된 반정부 인사 보리스 넴초프의 주검을 둘러싸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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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밤 크렘린궁 인근서 피격
야권, 암살 배후 푸틴 정부 지목
‘내가 넴초프다’ 구호 속에 결집
검찰, 반정부세력 자작극 ‘역공’
푸틴 지지 높아 파급력 ‘미지수’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정부 지도자인 보리스 넴초프(55)의 암살로 러시아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당국은 이 사건이 푸틴 정부를 곤경에 빠뜨리려는 반푸틴 세력들의 자작극일 가능성을 비치며 파문을 차단하려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암살의 배후로 푸틴 정부를 지목하며 결집할 기세다.
넴초프는 27일 저녁 모스크바 크렘린 인근의 한 식당에서 여자친구인 우크라이나 모델 안나 두리츠카야(23)와 식사하고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가던 중 암살당했다. 이들이 식당을 나와 아파트로 향하는 다리를 건너던 중 밤 11시40분께 괴한이 6발을 넴초프에게 쏘았고 이중 4발이 넴초프의 몸에 맞았다. 괴한은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던 차량을 타고 달아났다. 넴초프는 현장에서 즉사했고, 두리츠카야는 무사했다.
러시아 검찰총장실의 수사위원회는 암살 사건이 일어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28일 성명을 발표해, 수사의 방향에 미리 선을 긋고 나섰다. 넴초프를 반정부 세력들을 결집시키기 위한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사건의 배후에 있는지를 가리는 것이 수사의 목표라며, 사건을 “우리 나라의 정치 상황을 불안케 하려는 도발 차원의 살인”이라고 규정했다. 반정부 세력들이 넴초프를 살해해 그 책임을 푸틴 정부에게 떠넘기고 세력을 강화시키려는 의도가 이 사건의 배후인지를 수사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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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시민들이 전날 피격돼 숨진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를 추모하며 시내 중심가에 있는 정치범 추모비 ‘솔로베츠키 스톤’에 헌화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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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추모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27일 밤 크렘린 대통령궁 근처에서 피살된 넴초프의 초상을 들고 있다. 넴초프가 애초 반정부 집회로 계획했던 이날 모임은 그의 사망을 추모하는 집회가 됐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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