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살 이탈리아인 ‘반죽음’ 판명뒤 회생 “다 알아들었고 절망 속 울고 있었다”
2년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의사들이 ‘거의 죽은’ 상태로 판명하기도 했던 한 이탈리아인이 최근 의식을 되찾아 화제가 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 보도했다. 특히 이 남자는 병상에 누워 있는 동안 주위에서 나는 소리를 모두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네 아이를 둔 살바토레 크리사풀리(38)는 2003년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를 다쳐 혼수상태에 빠졌다. 3개월 전부터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말도 할 수 있게 됐다. 그가 처음 한 말은 ‘엄마’였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기적’의 주인공인 크리사풀리는 “의사들은 내가 의식이 없다고 말했지만 나는 모든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고, 절망 속에서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그가 전과 똑같이 될 수는 없고 말도 어눌하게 하지만, 이미 기적이 일어난 것”이라고 기뻐했다.
의학적으로 다른 상황이지만, 그의 가족들은 크리사풀리를 ‘이탈리아판 테리 샤이보’로 일컬었다. 뇌가 손상돼 15년간 식물인간 상태였던 미국의 테리 샤이보는 3월 법원 결정으로 급식 튜브를 뗀 뒤 13일만에 숨졌다. 샤이보는 혼수상태가 아니라 뇌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 식물인간이었고, 부검 결과 의식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때마침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말 생명윤리위원회를 열어 의식불명 환자의 치료를 의무화할 것을 권고했다. 이 위원회는 법률 제정가들을 위한 자문 기구로, 권고안은 아직 최종 채택되지 않은 상태다. 프란체스코 다고스티노 위원장은 “의식불명 환자에게 튜브로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은 의료 행위가 아니라, 갓난아기에게 우유병을 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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