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10.06 20:12
수정 : 2015.10.07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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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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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엔 지도 대신 수호이 전투기 영상
“오늘 시리아는 포근하고 맑겠으며, 전투기 비행과 공습에 훌륭한 기상 조건입니다.”
러시아 국영 티브이방송 <로시야 24>가 지난 4일 내보낸 기상예보다. 세련된 빨간색 원피스 차림에 금발의 여성 캐스터가 대형 스크린 앞에서 선 모습은 여느 기상예보 방송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스크린에는 기상 지도 대신 날렵한 자태의 수호이-27 전투기 한 대를 공중촬영한 정지 화면이 ‘비행 날씨’라는 러시아어 자막과 함께 나온다.
캐스터는 “러시아 공군이 시리아에서 작전을 계속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기상 조건이 공습 작전에 아주 좋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 순간 스크린에는 러시아 전투기가 발사한 미사일이 지상 목표물에 명중해 폭발하는 모습이 담긴 조종석 모니터 화면이 잠깐 스쳐간다. 곧이어 캐스터는 스크린에 기상 수치 그래픽을 보여주며 “시리아의 10월은 비행하기 좋은 날씨로, 평균 풍속이 초속 2.4m이며 비는 열흘에 한번 꼴로 온다”고 소개한다. 그는 또 “평균 13일가량 구름이 끼지만, 지상으로부터 4~6㎞ 상공에 형성돼 (공습) 작전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건 아니다”고 설명한다. “그런 기상 조건에선 구름 아래로 비행하며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다가 대공화기의 반격이 있을 땐 구름 위로 올라가면 된다”는 해설까지 덧붙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5일 러시아의 이런 기상예보 방송 영상을 영문 자막을 붙여 보도했다. 러시아 공군은 지난 1일 시리아 공습을 개시해 이날까지만도 100차례가 넘게 출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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